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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들끼리 패밀리처럼 지냅니다."
2년 전만해도 김종덕(51)이 큰 형님이었지만 시니어투어로 가면서 허석호가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한국 선수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성적도 좋다. 심지어 일본팬이나 관계자들의 눈치를 봐야 할 정도라고 한다.
2010년에는 김경태(26·신한금융그룹), 2011년에는 배상문(26·캘러웨이)이 상금왕을 차지했고 올해 들어서도 한국 국적의 선수 5명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재미교포인 제이 최(29), 이한주(35)까지 포함한다면 한국계 우승자만 7명이 나왔다.
허석호는 "이전에는 오랜만에 한국 선수가 우승하면 그린 근처에서 샴페인을 터뜨리곤 했다. 그런데 요즘은 워낙 우승이 잦아 자제를 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눈치가 보인다"며 "대신 요즘은 우리끼리 파티를 한다. 경기가 끝난 뒤 저녁에 다 모여 축하연을 연다. 또 가끔은 돈을 많이 번 선수가 저녁을 사면서 모임을 갖는다"고 말했다.
던롭피닉스 골프장은 페어웨이를 조금만 벗어나면 빽빽이 들어선 소나무 숲을 만나게 돼 샷의 정확성을 요구하는 코스다. 허석호도 이날 세번이나 소나무 숲으로 볼을 보냈지만 한번은 보기로, 두번은 파로 막았다.
허석호는 "숲으로 들어가면 꺼내기가 쉽지 않다. 위기를 잘 극복하면서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었다. 나만 숲으로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다른 선수들도 많이 들어간 것 같더라. 퍼팅을 하는데 여기저기서 나무에 맞는 소리가 딱딱딱, '딱따구리' 소리가 많이 났다"며 웃었다.
4년만에 우승 기회를 잡은 허석호는 "아직 1라운드가 끝나 우승을 점치기는 어렵다"며 "3라운드가 끝나봐야 우승 여부를 전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비장함을 보였다.
한편 첫날 세계랭킹 3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버디 8개, 보기 2개로 6언더파 65타로 브렌든 존스(호주), 타니하라 히데토(일본) 등과 함께 공동 선두를 달렸다. 일본 최고 스타인 이시카와 료는 버디 3개, 보기 5개를 기록해 2오버파 73타로 지난해 JGTO 상금왕인 배상문(26·캘러웨이)과 함께 공동 48위에 그쳤다.
미야자키(일본)=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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