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프로골프(KPGA)와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가 동병상련이다. 수장이 없다. 외부인사 영입을 일찌감치 공표했지만 적임자도 찾을 수 없다.
여자골프는 어디서 부터 실타래를 풀어야할 지 모를 지경이다. 법원에서 임명한 회장대행이 협회를 이끌고 있고, 법원 결정에 따라 지난 28일 임원을 먼저 선출했다. 강춘자씨가 수석 부회장, 부회장에 이영귀, 전무이사에 김경자씨가 선출됐다. 이들 프로출신 임원들이 향후 외부인사 영입 작전을 펼치게 된다. 절차가 불가피했다고는 해도 이런 모양새면 새로 오는 수장은 '바지 회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틀을 짜 놓고 여기에 맞추겠다고 하면 혁신과 변화는 물건너 간다. 또 임원들이 자신들의 기호에 맞는 회장을 영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원 선출 가정도 평탄치 않았다. 총회 절차 문제를 야기시켜 KLPGA를 혼란에 빠뜨렸던 강춘자 전 부회장의 재출마를 두고 선수협의회에서 문제제기를 했다. 대의원들의 투표로 임원들이 선출됐지만 주도권을 놓고 벌어진 파벌 싸움은 큰 후유증을 남겼다.
한국 남녀 골프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남자 골프는 투표 과정에서의 감정싸움 앙금이 가시지 않았다. 여자 골프는 외부인사 영입 내부의견조율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외부인사 영입 잡음을 없애려면 해결책은 하나다. 이번에 투표로 당선된 사람들의 백의종군이다. 외부인사를 데려올 때마다 외부인사보다는 데려오는 내부 인사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내부 사람이 '호가호위'한다는 시각이다. 지금까지 이런 불행이 되풀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남자 골프는 이명하 당선자나 이 당선자와 한 배를 탔던 한장상 고문의 향후 역할을 두고 논란이 많다. 이들이 새 회장 뒤에서 협회에 압력을 가하려 한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는다.
여자 골프는 구옥희 전 회장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섰던 강춘자 수석 부회장이 몇몇 측근들과 함께 사실상 권력을 쥘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협회가 바로 서려면 이들이 마음을 비워야 한다. 수장으로 누가오든 선결과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