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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위해 살 찌운 슈퍼모델 서희경, 세계를 향하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07-11 13:44


◇서희경. 스포츠조선 DB

11일(이하 한국시각) AP통신은 '서희경의 별명은 필드위의 슈퍼모델이다. 악천후 속에서도 멋진 샷을 날렸다. 패션 우의를 우승코트로 준비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희경(25·하이트)이 골프 인생 세 번째 혁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희경은 이날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골프장(파71·7047야드)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경기에서 미국골프협회(USGA)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악천후로 3,4라운드를 동시에 치렀는데 각각 3타씩, 무려 6타를 줄였다. 이날도 2시간 40분 가량 낙뢰를 동반한 비구름 때문에 경기가 중단됐다. 절반 이상의 선수들이 4라운드를 다 끝내지 못했다. 서희경은 합계 3언더파로 클럽하우스 리더(먼저 경기를 마친 선두)다. 대회는 일몰로 중단, 11일밤 속개된다.

US여자오픈은 코스가 어렵기로 유명한 곳이다. USGA의 코스 세팅이 너무 까다로워 우승 예상 스코어는 해마다 이븐파 언저리다. 올해는 더구나 사상 최장 코스에서 열리고 있다.

서희경의 골프 인생은 늘 깜짝 돌풍을 태풍으로 발전시켰다. 2008년 국내 최대상금 대회(당시 총상금 8억원, 우승상금 2억원)였던 하이원채리티오픈에서 우승할 때만 해도 그저 가능성 있는 신인의 출현 쯤으로 여겼다. 실력보다는 외모가 더 화제였다.

서희경은 당시 "후배들이 척척 우승하는 것을 보며 조급했다. 이런 날이 올지 몰랐다"고 했다. 불과 22세에 첫 우승을 했지만 오히려 '늦깎이 골퍼'란 얘기를 들었다. 그만큼 한국 여자골프는 쏟아지는 10대 후반 유망주들 때문에 '조로 현상'을 겪고 있었다.

이후부터 서희경 세상이 왔다. 2008년 후반기에만 폭풍같은 6연승을 몰아쳤다. 2009년에도 5승을 따냈다.

서희경은 팬들에게 인기가 좋다. 인사도 잘 하고, 사인도 잘 해준다. "예쁘다는 소리는 골프하면서 처음 들었다"는 겸손함도 지녔다. 다른 여자선수들이 얼굴에 신경쓰고, 몸매를 가꿀 때 서희경은 2년전 오히려 체중을 4㎏ 정도 늘렸다. 파워를 키우기 위해서였다. 허벅지가 굵어지고, 팔뚝이 우람해졌지만 덕분에 드라이버샷 비거리를 20야드 늘릴 수 있었다. 올해부터 미국무대에 진출하기 위한 자신감도 이 때문에 생겼다.

올시즌 LPGA 9개대회에서 1차례 톱10에 그쳤지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 '국내 최고에서 세계 최고'로 점프할 수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서희경의 우승 가능성은 높다. 유소연(21·한화)이 합계 2언더파로 1타차 2위인데 3홀을 남겨뒀다. 문제는 16, 17, 18번홀이 버디를 잡기 상당히 힘든 홀이라는 점이다. 3위인 크리스티 커(미국)는 1언더파인데 2홀 밖에 남지 않았다. 골프에서 불가능은 없지만 2홀 연속 버디 확률은 희박하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서희경은 LPGA 투어 진출 첫 해에 메이저 챔피언이 된다. 또 올시즌 12개 대회만에 한국 선수 첫 승이 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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