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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전하나시티즌의 초반 발걸음이 심상치 않다.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더 좋은 기세를 보이고 있다. 대전의 상승세는 지난 시즌부터 이어졌다. 강등권 싸움을 하던 대전은 시즌 말미 황선홍식 압박축구가 위력을 발휘하며,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스플릿 후 치러진 마지막 5경기를 4승1무로 마쳤다. 이 흐름은 올 시즌까지 계속됐고, 대전은 최근 10경기서 8승1무1패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올 시즌 대전 선두의 일등공산은 단연 주민규다. 두차례나 K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주민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을 떠나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내리막이라는 평가와 달리, 역대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던 황 감독을 만난 주민규는 회춘에 성공했다. 5경기 5골로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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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부 기록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전은 올 시즌 5경기에서 무려 72개의 슈팅을 허용했다. 수원FC(80개), FC안양(77개)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숫자다. 상대에게 그만큼 기회를 내줬다는 이야기다. 5경기의 기대실점은 6.85나 된다. 안양(9.01), 수원FC(8.05)에 이어 3위다. 최소 7골을 허용했어야 한다는건데, 실제 실점은 4골 뿐이다.
여기서 대전의 힘이 드러난다. 상대에게 펀치를 허용하고도 쓰러지지 않는다. 지난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전이 대표적이다. 후반 상대의 공세에 흔들렸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지난 제주전도 마찬가지다. '빛창근' 이창근의 선방쇼도 빛났지만, 수비진이 어떻게든 마지막을 내주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실제 대전의 실제 피슈팅 대비 '피유효슈팅 전환율'은 12개팀 중 가장 낮은 0.19다. 뿐만 아니라 블락, 차단, 클리어링 지표에서 모두 1위에 올라 있다. 획득은 2위, 태클은 3위다. 모두 수비진의 의지나 집중력과 관련된 스탯들이다.
때리다 지친 상대는 제풀에 무너졌다. 발빠른 공격진을 보유한 대전은 막판 카운터로 승리를 매조지 하는 공식을 만들었다. 대전이 기록한 올 시즌 9골 중 물 5골이 후반 35분 이후에 나왔다.
승부처에서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힘, 승점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끈끈한 수비는 강팀의 조건이다. 지난해 18개의 슈팅을 허용하고 2대0 승리를 거뒀던 전북전 등 지난 시즌부터 이같은 흐름이 감지됐다. 올 시즌에는 이 끈끈함이 더욱 강해진 모습이다. 밀려도 이기는 힘, 그래서 대전의 초반 돌풍은 우연이 아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