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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침묵은 결국 시장 분위기 파악용이었나.
토트넘이 손흥민을 '레전드'로 대우하지 않는다는 것 하나는 확실하다. 지난 10년간 묵묵히 헌신해 오며 리그 정상급 윙어의 실력을 보여줬지만, 더 이상 재계약 의사는 없다. 재계약 논의 시점을 넘긴 지 한참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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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새해 들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구단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FA로 영입하려 한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진심이다. 특히나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손흥민의 영입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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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스페인 매체 엘나시오날 역시 지난 3일 "데쿠 바르셀로나 단장이 다니 올모의 이탈을 대비해 6명의 대체선수 리스트를 작성했는데, 손흥민이 들어있다"면서 "손흥민도 토트넘을 떠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이에른 뮌헨, 레알 마드리드, 갈라타사라이 등도 손흥민의 영입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온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이런 상황을 마치 즐기기라도 하는 듯 방관하고 있다. 구단이 갖고 있는 연장 옵션 실행에 관한 입장도 발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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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을 토대로 유추한다면 현재 토트넘이 침묵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일종의 '시장 간보기'를 한다고 여겨진다.
예컨대, 손흥민에 대한 연장옵션에 대한 발표를 하지 않은 상태라면, FA자격이 돼 이적료 부담이 사라져 많은 구단의 관심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시장에서 손흥민의 가치를 재평가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구단으로부터 구체적이고 결정적인 영입 제안이 올 경우, 연장옵션을 사용을 내세워 이적료를 받아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손흥민의 FA조건을 미끼로 여러 구단의 관심을 유발한 뒤에 정작 영입 작업이 실질적으로 진행될 경우 은근 슬쩍 계약 연장옵션을 사용하려는 꼼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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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손흥민의 입장은 점점 초라해지고 있다. 10년간의 헌신은 이 시점에서 아무 의미가 없어졌다. 손흥민은 이제 커리어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는 새 길을 찾아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