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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막을 준비 돼 있다" 국대 '넘버1'→K리그1 MVP, '68경기 출전' 대기록…'美친 투혼' 조현우의 뜨거웠던 2024년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4-12-05 16:10 | 최종수정 2024-12-06 06:35


"언제든 막을 준비 돼 있다" 국대 '넘버1'→K리그1 MVP, '68경…
2024 K리그1 MVP 조현우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울산HD 조현우가 트로피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29

"언제든 막을 준비 돼 있다" 국대 '넘버1'→K리그1 MVP, '68경…

"언제든 막을 준비 돼 있다" 국대 '넘버1'→K리그1 MVP, '68경…
상하이스타디움(중국,상하이)/ 2024-2025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ACLE/ 리그스테이지 6차전/ 상하이선화 vs 울산HDFC/ 울산 조현우/ 경기 종료/ 승리/ 기쁨/ 사진 김정수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33세 조현우(울산)에게 2024년은 더할 나위 없는 '찬란한 빛'이었다. 새해 벽두부터 비상했다.

카타르아시안컵에서 '1번 옵션' 김승규(34·알샤밥)가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두고 쓰러졌다. 훈련 중 오른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됐다. 김승규는 수술을 위해 급거 귀국했고, 조현우가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다시 국가대표팀 주전 수문장 자리를 꿰찼다.

비록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조현우는 '조현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3, 4번 키커의 페널티킥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 눈부신 선방쇼를 펼쳤다.

3월 1일 문을 연 긴 호흡의 K리그1에서도 마침내 갈증을 해소했다. 조현우는 지난달 29일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데뷔 후 늘 꿈꾼 '별 중의 별'인 MVP(최우수선수)에 뽑혀 최고의 영예를 누렸다. 사실 예약된 정상의 자리였다. 울산 HD는 2024시즌 마침내 '왕조의 문'을 열었다. 창단 후 첫 K리그1 3연패를 달성했다.


"언제든 막을 준비 돼 있다" 국대 '넘버1'→K리그1 MVP, '68경…
김판곤 감독에게 축하받는 조현우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울산HD 조현우가 김판곤 감독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2024.11.29

"언제든 막을 준비 돼 있다" 국대 '넘버1'→K리그1 MVP, '68경…
트로피 바라보는 조현우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울산HD 조현우가 소감을 말하며 트로피를 바라보고 있다. 2024.11.29
이견이 없을 정도로 조현우가 있기에 가능한 작품이었다. "조현우의 선방은 일상이다. 특별한 일이 아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의 평가가 현주소다. "조현우 덕분에 매경기 승점을 얻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야 조현우고, 대한민국에서 넘버1 GK다." 울산 왕조의 주춧돌을 놓은 홍명보 축구 A대표팀 감독도 울산 사령탑 시절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현우는 MVP 후보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는 감독 8표, 주장 7표, 미디어 75표를 받았다. 합산 63.36점으로 안데르손(수원FC·20.26점)과 양민혁(강원·16.38점)을 따돌렸다. MVP 뿐이 아니다. 2017시즌부터 8회 연속 K리그1 베스트11 골키퍼 부문을 수상하는 대기록을 썼다. K리그2(2015, 2016시즌)를 포함하면 10회 연속 수상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지만 조현우는 한결같은 활약으로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기록은 더 대단하다. 그는 올 시즌 A매치 중동 원정을 오가는 살인 일정에서도 1부와 2부 통틀어 유일하게 K리그 전 경기(38경기)에 출전했다. 최소 실점(40실점)도 그의 훈장이다. 클린시트(무실점)도 무려 14경기였다. 이 가운데 8차례가 울산이 1대0으로 승리한 경기였다. 조현우는 2008년 수원 삼성 시절 이운재(현 베트남 국가대표팀 코치) 이후 16년 만에 골키퍼 포지션에서 역대 두 번째 MVP를 거머쥐었다. 또 'EA SPORTS' FC 유저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도 이름을 올렸다.


"언제든 막을 준비 돼 있다" 국대 '넘버1'→K리그1 MVP, '68경…
MVP 조현우, '아내와 함께'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울산HD 조현우가 아내에게 입을 맞추고 있다. 2024.11.29

"언제든 막을 준비 돼 있다" 국대 '넘버1'→K리그1 MVP, '68경…
상하이스타디움(중국,상하이)/ 2024-2025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ACLE/ 리그스테이지 6차전/ 상하이선화 vs 울산HDFC/ 울산 조현우/ 사진 김정수

"언제든 막을 준비 돼 있다" 국대 '넘버1'→K리그1 MVP, '68경…
에듀케이션시티스타디움(알라얀,카타르)/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남자축구국가대표팀/ 남자A대표팀/ 한국 vs 사우디아라비아/ 16강전/ 경기종료 후 기자회견/ 조현우/ 사진 곽동혁
조현우는 이날 "MVP상이 내게 온 게 믿기지 않는다. 어릴 때 공 하나만 보면서 늦게까지 축구를 하며 행복해 했던 조현우가 생각난다"며 "누군가의 꿈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누군가의 꿈이 되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MVP 상금 1000만원을 어렵게 축구하는 선수들을 위해 기부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끝이 아니었다. 그는 감격을 뒤로하고 코리아컵 포항과의 결승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를 치른 후 중국 원정길에 올랐다. 피날레는 더없이 감격이었다. 울산은 4일 상하이 선화와의 2024~2025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서 2대1 역전승하며 '지각' 첫 승을 신고했다. 조현우가 신들린 특급 선방으로 중국을 '무장해제' 시킨 끝에 거둔 열매였다. 상하이 선수들이 아연실색할 정도로 만화같은 활약을 펼쳤다.

조현우는 올 한해 울산의 K리그, ACL, 코리아컵과 국가대표팀 A매치에서 총 68경기를 소화했다. 국내는 설명이 필요없고, 세계적으로도 몇 안되는 경기 출전 기록이다.

"언제든지 공이 와도 막을 준비는 돼 있다. 내가 막은 것도 분명 있겠지만 선수들이 앞에서 최선을 다해서 뛰어줬다. 큰 부상이 나오지 않아 다행이다. 내년에는 더 강한 모습으로 경기장에서 뵙겠다." 상하이전을 끝으로 2024년을 마감한 조현우의 남다른 품격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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