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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은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피니셔 중 하나다.
양발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슈팅력을 앞세운 손흥민은 2021~2022시즌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골든부트(득점왕)를 거머쥐었다. 손흥민은 EPL에서만 통산 123골을 기록 중이다. 내로라 하는 전설들을 따돌리고 EPL 통산 득점 19위에 올라 있다.
토트넘 데뷔 시즌이었던 2015~2016시즌부터 현재까지 손흥민의 통산 xG는 93.7이다. 손흥민은 이보다 무려 30골을 더 넣은 셈이다. 지난해 90min은 '지난 10년간 손흥민 보다 xG 대비 실제 득점 숫자가 높았던 선수는 리오넬 메시가 유일했다'고 했다. 그만큼 손흥민의 마무리 능력은 정평이 나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지난 두 번의 '빅찬스 미스'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29일(이하 한국시각) AS로마와의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지만, 전반 35분 골대를 맞고 나온 볼을 하늘로 날려버렸다. 과거 토트넘에서 골키퍼로 활약했던 폴 로빈슨은 영국 BBC를 통해 "불과 6미터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공을 골대 위로 보냈다. 손흥민 정도 되는 선수가 이 찬스를 놓쳤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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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1일 풀럼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또 한차례 찬스를 놓쳤다. 전반 50초만에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토트넘 출신의 앤디 리드는 "정말 큰 기회였다. 솔직히 말해서 손흥민이 득점했어야 한다. 그는 원하는 만큼 구석으로 차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계속된 미스에 영국 언론은 결정력 하락을 지적하며, 더 나아가 에이징 커브까지 거론하고 있다. 영국 홋스퍼HQ는 '손흥민은 결정적인 순간 침착함을 잃은 모습이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인한 폼 저하가 뚜렷하다'고 했다. 더스퍼스뉴스도 '과거 손흥민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최근 경기력은 토트넘이 그와 새로운 계약을 망설이는 이유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고 했다.
이들의 주장대로 손흥민의 결정력은 정말 떨어졌을까. 기록을 들여다보자. 먼저 xG. 올 시즌 손흥민의 xG는 2.08이다. 이보다 높은 3골을 넣은만큼, 손흥민의 xG 대비 실제 득점은 여전히 경쟁력이 높다. 슈팅 대비 실제 득점을 보는 골전환율 역시 예년과 비슷하다. 손흥민의 올 시즌 골전환율은 17%인데, 통산 기록은 18%다. 10골에 그치며, 손흥민의 최근 커리어 중 가장 부진했던 2022~2023시즌의 12%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당시 손흥민은 결정력 부재 논란을 겪지 않았다.
슈팅 당 유효슈팅으로 평가하는 슈팅 정확도는 56%로 통산 기록(47%)을 훨씬 뛰어넘는다. 득점왕을 차지한 2021~2022시즌의 56%와 같을 정도로 영점은 잘 잡혀 있다. 빅찬스미스도 경기당 0.2개로, 10시즌 통산 경기당 평균 0.23개 보다 적다. 17골을 넣은 지난 시즌의 경기당 0.2개와 같다. 기록상으로 결정력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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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손흥민은 올 시즌 직접 골을 노릴 수 있는 위치가 아닌 뒤에서 연계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커리어 중 가장 많은 경기당 2.2개의 키패스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팀에 큰 공헌을 하고 있지만, 과연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손흥민은 득점 찬스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