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팬들의 여론은 사실상 반반이었다.
레드불의 기업 프로젝트 및 투자 부문 CEO인 올리버 민츨라프는 "클롭이 레드불의 국제 축구를 총괄할 예정이며, 이번 인사는 레드불 축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영입이라는 점에서 매우 자랑스럽다"는 말로 의미를 부여했다. "클롭은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뛰어난 실력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인물이다. 그는 축구 대표팀 수장으로서 국제 축구에 대한 참여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판도를 바꿀 것"이라면서 "핵심 분야에서 가치 있고 결단력 있는 추진력을 발휘해 클럽을 집단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더욱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그런 클롭이 축구계의 상업화에 앞장선 레드불 사단과 손을 잡았으니, 당연히 팬들의 반응이 좋을리 없다. 레드불 사단은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와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뉴욕 레드불스, 일본의 오이야 아르디자 등의 구단을 소유하고 있다. 그 중 라이프치히는 독일에서 가장 미움을 받는 구단이다. 독일 각 클럽은 소유권의 51% 이상을 반드시 팬이나 회원이 소유하게 돼 있다. 이른바 '50+1' 원칙이다. 이에 따라 티켓 가격 등 클럽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팬들의 목소리가 반영된다.
|
독일의 베를리너차이퉁은 9일 '클롭이 레드불로 이적해 자신의 기록들을 파괴하는 이유'라며 신랄한 비판에 나섰다. 베를리너차이퉁은 '그는 아이콘, 아버지 등으로 그간의 감독직에서 묘사됐다. 어디에 있는 모두가 그를 우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제 그의 지위는 위험에 처했다. 그의 레드불 부임 후 SNS의 반응은 더 그렇다. 그가 레드불의 새로운 헤드가 된 다는 것은 마르코 로이스가 샬케04의 감독이 된다는 것만큼이나 놀랍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고, 이제 팬들은 우울해졌다'라고 전했다.
이어 '노멀원은 영혼 팔이 원이 됐다. 리버풀 부임 당시 그는 자신을 노멀 원이라고 묘사했다. 이러한 접근성은 클롭에게 매우 중요했다. 또한 그는 축구계에 만연한 상업주의를 비판하는 데 지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는 이러한 모든 것을 창밖으로 내던졌다. 레드불 이적으로 그는 자신의 영혼을 팔았고, 축구가 로맨스가 아닌 팬들과 멀어지는 사업에 지나지 않는다는 확실한 증거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빌트의 크리스티안 폴크는 BBC를 통해 "클롭은 지난 5월부터 고민을 했다"며 "논란이 되는 건 사실이다. 지금 독일에선 '그가 영혼을 팔았을까?'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도르트문트 팬들은 라이프치히를 역사 없는 깡통 클럽이라 불렸기에 더욱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영혼을 판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결국 한 달 정도 지나면 가라앉을 거다. 이 나라에서 클롭 전 감독에 대한 사랑은 그가 거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
클롭은 독일이 자랑하는 명장이다. 2001년 마인츠를 통해 감독이 된 클롭은 2003~2004시즌 분데스리가 승격을 이끌어내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도르트문트에 부임해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시대를 끝냈다. 2010~2011시즌, 2011~2012시즌 분데스리가 2연패를 차지했고, 2012~2013시즌에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리버풀로 팀을 옮긴 후에는 리버풀이 그토록 염원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안겼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거머쥐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