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 수원FC 감독은 25일 K리그1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2골-1도움으로 5대0 대승을 이끈 안데르손의 활약에 흡족함을 표했다. 여름 이적시장 '팀내 최다 득점자' 이승우가 전북으로 이적한 후 '미들라이커' 안데르손이 해결사로 거듭났다. 윙포워드가 아닌 2선 중앙에 안데르손을 세운 전술이 맞아들었다.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고, 전반 추가시간 또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전에 이은 2경기 연속골도 모자라 멀티골을 기록했다. 후반 해트트릭 찬스를 날린 후 지동원의 세 번째 골을 도우며 '킬러'에서 '도움왕'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안데르손이 내가 준비한 플랜을 100% 이상 해줬다. (이)승우가 빠져서 안데르손에게 더 많은 득점을 주문했는데 약속을 지켜주고 있다. 커피라도 사줘야할 것같다"며 웃었다. 김 감독의 '커피 공약'을 전하자 안데르손이 "세상에 선물을 거절할 사람은 없다. 두 팔 벌려 환영한다. 기왕이면 케이크까지 사주시면 좋겠다"며 한술 더 떴다.
안데르손은 이번 시즌 K리그1 최고의 영입으로 회자된다. 리그 입성과 함께 눈부신 드리블로 측면을 휘젓고 킬패스를 찔러넣으며 '도움왕'으로 올라서더니 여름에 접어들면서 골 감각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날 3~4호골과 함께 안데르손은 4골-12도움, 공격포인트 16개, 일류첸코(서울·12골-5도움)에 이어 이상헌(강원·10골-6도움)과 함께 리그 공동 2위를 달리게 됐다. 안데르손은 "2등인 줄 몰랐다. 그렇게 높은 순위에 있다니 기쁘다. 기왕이면 1등까지 가야 한다"고 했다. "골이 적어서 득점왕은 어렵겠지만 도움왕은 독주하고 있으니 유력하다고 본다. 공격수로서 팀에 기여하다 보면 팀 결과도 따라오기 때문에 계속 공격 포인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골도, 도움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 "최근에 골이 들어가는 대신 도움이 잘 안 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물론 어떤 포인트든 나오면 공격수로서 행복하지만 더 발전해야 한다. 골이 나오면서 어시스트가 안 나오는 부분은 반성하고, 슈팅 결정력 훈련도 더 열심히 해야할 것같다"고 했다.
K리그1 폭풍 적응의 비결은 수원FC 코칭스태프, 동료, 직원들과의 인간적인 관계다. 안데르손은 "구단, 코칭스태프, 통역 등 지원스태프들의 도움이 크다. 선수들도 그라운드 안팎에서 늘 도와주기 때문에 집처럼 편안한 느낌이다. 제가 더 잘 하길 모두가 바라고 응원해주기 때문에 행복하게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동료들과 따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회식을 하면서 우정을 쌓고 있다. 그런 부분이 운동장 안으로도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잘 할 때나 못 할 때나 좋은 조언을 해주는 동료들이 있고, 포르투갈 리그 경험 덕에 아내, 가족들도 잘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