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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쏘니' 손흥민(32·토트넘)보다도 어린 감독이 등장했다.
독일 '스카이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브라이튼은 휘르첼러 감독 이적료로 600만 유로에서 700만 유로(약 103억 원)를 썼다. 성과에 따라 보너스 추가 지급도 가능하다. 휘르첼러 감독은 다음달 2일 브라이턴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엘리트 풋볼 퍼포먼스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행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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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턴은 새로운 감독을 찾아 나섰다. 모험적인 구단 스타일상 평범하지 않은 감독이 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는데, 결론은 놀랍게도 '31세' 감독이었다. 휘르첼러 감독은 철저한 무명이었다. 바이에른 뮌헨 유스 출신이기는 하지만, 독일 하부리그를 전전했다. 선수로 이렇다할 족적은 남기지 못한 휘르첼러 감독은 빠르게 지도자로 변신했다. 선수와 코치 생활을 병행하며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피핀스리트에서는 선수 겸 감독으로 활약했다. 휘르첼러 감독은 2018년부터 본격적인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독일 U-20 대표팀과 U-18 대표팀의 수석코치로 활약했다. 여기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조금씩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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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장크트파울리에 수석코치로 부임한 휘르첼러 감독은 감독대행을 거쳐 2022년 12월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의 나이 29세였다. 29세 11개월 3일의 나이로 장크트파울리 지휘봉을 잡으며 현재 독일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천재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에 이어 분데스리가에서 두 번째로 어린 사령탑 기록을 세웠다.
휘르첼러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눈에 띄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2에서 내내 상위권을 달리며 승격 경쟁을 했다. 단숨에 독일을 대표하는 젊은 명장으로 떠오른 휘르첼러 감독은 결국 분데스리가2 우승을 이끌었다. 장크트파울리는 13년만에 분데스리가 승격에 성공했다. 구단 역사상 최초로 DFB포칼 8강 진출까지 이뤄냈다.
3월 재계약을 맺었지만, 휘르첼러 감독을 향해 러브콜이 쏟아졌다. 꾸준히 관심을 보인 브라이턴의 제안을 받아들여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휘르첼러 감독은 자신의 SNS에 '4년 동안 놀라운 시간을 보냈다. 이젠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할 시간이다. 감동 가득한 여정이었고,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며 '장크트파울리를 떠나는 건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 실망하신 분들도 이해하지만, 절대 가볍게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 장크트파울리를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겠다'고 했다. 안드레아스 보르네만 장크트파울리 스포츠 디렉터도 "파비안은 훌륭한 코치이자 지도자로서 엄청난 업적을 해냈다. 다른 구단에서도 관심이 있을 것이라 알고 있었다"라며 "그와 함께 하고 싶었지만, 그의 꿈을 존중한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일할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 파비안의 미래에 많은 성공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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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에서 가장 혁신적인 팀으로 불린 브라이턴은 또 한번의 모험을 택했다. 휘르첼러 감독은 2003년 풀럼에 부임했던 크리스 콜먼(당시 32세)을 제치고 EPL 역사상 최연소 감독이 됐다. 그는 1992년 8월 출범한 EPL 보다도 늦게 태어났다. 손흥민 보다도 어리다. 휘르첼러 감독은 브라이턴의 미드필더 제임스 밀너(1986년생) 보다 7세 가까이 어리며 '캡틴' 루이스 덩크(1991년생) 보다도 어리다. 과거 첼시가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라는 젊은 감독으로 승부수를 띄운적이 있지만, 당시 스타 선수들을 통제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과연 휘르첼러 감독은 브라이턴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지, 올 시즌 주요 관전 포인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