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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팬들로부터 역공을 당하고 있다.
토트넘이 이날 패하면서 20년 만의 EPL 우승을 노린 아스널의 꿈은 희미해졌다. 맨시티는 승점 88점을 기록, 선두를 탈환했다. 승점 86점의 아스널은 2위로 떨어졌다. 두 팀의 승점 차는 2점이다.
이제 남은 경기는 한 경기 뿐이다. 맨시티는 20일 0시 웨스트햄, 아스널은 같은 시각 에버턴을 각각 홈으로 불러들인다. 맨시티가 승리하면 자력 우승이 확정된다.
맨시티가 정상에 서면 잉글랜드 1부 리그 사상 최초로 4연패를 달성한다. 1992년 출범한 EPL은 물론 그 전에도 4연패를 이룬 팀은 없었다. 아스널은 맨시티가 패하고, 이겨야만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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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이 분위기가 당연히 영향을 줬을 것이다. 내가 팬들에게 지시할 수는 없다"며 "사람들은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늦은 시점에 쐐기골을 얻어맞은 건 관중들이 우릴 도왔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토트넘이 마지막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은 2007~2008시즌 리그컵이다. 1부 리그 우승은 무려 63년 전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 구단은 기초가 정말 허약하다. 구단 안팎이 모두 허약하다. 정말 흥미로운 부분"이라며 "난 토트넘에서 성공하고 싶다. 그게 내가 이 구단에 온 이유다. 남들이 뭘 원하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 난 이기는 팀을 만드는 데 무엇이 중요한지 안다. 그것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토트넘 팬들이 폭발했다. 토트넘 공식 서포터스는 16일 '디 애슬레틱'을 통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토트넘 팬의 삶을 살아보지 않았다면 논평할 자격이 없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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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9년 아스널 팬들은 토트넘이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패하는 한 우리도 유로파리그 결승전 우승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고 반격했다. 리버풀은 당시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뛴 토트넘을 2대0으로 꺾고 유럽 정상에 올랐다.
아스널 팬들은 일방적으로 리버풀을 응원했다. 팬들의 '바람'대로 아스널도 그 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다.
토트넘 출신의 제이미 오하라도 자신의 SNS를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멘탈리티를 사랑하지만 아스널 우승을 제지하겠다고 나선 팬들을 비난할 순 없다'며 '훨씬 강한 맨시티 경기에 져 톱4가 날아간 것이 아니라 최근 5경기에서 부진한 것이 더 큰 이유다. 다음 시즌 세트피스를 가다듬고,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면 우린 계속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선 여러모로 씁쓸한 분위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