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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상처가 컸다. 하지만 그는 '상처'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소속팀에서 집중하다보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그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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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처음 꺼냈다. 그는 "가족들이 굉장히 많은 상처를 받았다. 나에게 이야기는 안했지만 나는 한두번의 경험이 아니라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자기 자식이 최고라 생각하고, 아내도 남편이 최고라 생각한다"며 "왜 안될까는 상처였다. 굉장히 미안했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해 하루, 하루를 버텼다. 버티다보니 좋은 날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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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감독은 주민규에 대해 "축구는 여러 요소들이 있지만 득점력은 다른 영역이다. 3년간 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전무하고,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민규는 "그동안 어떻게 더 해야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나 '현타'가 오기도 하고 실망도 많이 해서 자신감도 떨어졌는데, 감독님의 말씀을 기사로 보고 인정받아 무척 기뻤다"며 "황 감독님이 현역 시절 굉장히 많은 골을 넣었는데 그 스킬을 이번 기회에 배우고 싶다. 감독님에게 노하우 등 많은 것을 물어볼 생각"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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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시 나이를 지웠다. 두 살 후배인 '캡틴' 손흥민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선수인 손흥민 선수에게도 배울 게 많을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같이 좀 붙어 다니며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웃었다. 그리고 "대표팀 막내라고 생각하고 머리 쳐박고 정말 간절하게 뛸 생각이다"고 다짐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주민규의 대표팀 발탁이 꽤 늦었다. 좀 더 일찍 갔어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계속해서 고배를 마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며 "지금이라도 들어가서 늦은 나이에 태극마크를 단 것은 영광이다. 아직까지 얘기하진 않았지만 편안하게 하고 돌아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울산 문수에 내걸린 플래카드다. 주민규의 아름다운 오늘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