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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SON이 케인의 향기를 뿜으며(Son's 'Kane' moment) 크리스탈 팰리스를 무너뜨렸다.'
토트넘은 이날 안방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를 3대1로 제압했다. 토트넘은 중후반까지 다소 고전했다. 후반 59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경기 종료 15분을 남기고 세 골을 몰아쳤다. 손흥민이 2-1로 앞선 89분 쐐기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확신했다.
손흥민은 4-2-3-1 포메이션의 원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최전방에만 머물지 않았다. 2선으로 적극적으로 내려오며 공격 전개에 가담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도 분담했다. 케인이 토트넘 시절 보여줬던 10번 만능 공격수처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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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팰리스는 중앙선까지 라인을 올려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는 중이었다. 손흥민은 끊임없이 압박하며 빌드업을 방해했다. 토트넘이 크리스탈 팰리스의 실수를 유발해 소유권을 빼앗았다. 공은 손흥민 앞으로 흘렀다. 베르너가 왼쪽에서 가속을 시작했다.
손흥민은 상대 진영을 등진 상태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미 상황 파악이 끝난 듯 보였다. 그는 공을 잡고 주변을 살피는 등 공격을 지연시키는 행위를 전혀 하지 않았다. 스루패스를 왼발 원터치로 감았다. 베르너가 스피드를 유지하며 받을 수 있도록 정확한 위치에 공이 떨어졌다. 다만 베르너는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슈팅 타이밍을 놓치고 골키퍼까지 따돌리려고 드리블을 길게 이어가다 득점에 실패하고 말았다.
손흥민의 마법 같은 패스로 하나의 작품이 탄생할 뻔했지만 유효슈팅에 만족해야 했다.
사실 손흥민은 올 시즌에 돌입하며 많은 걱정을 샀다. 케인이 없는 손흥민은 과연 어느정도 실력을 발휘할 것인가 물음표가 붙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까지 '케인의 팀'이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서 침투에 치중했다. 토트넘은 보통 한껏 웅크리다가 역습 타이밍을 포착하면 손흥민이 뛰고 케인이 찔러서 마무리하는 득점 루트를 선호했다. 손흥민은 독보적인 스피드와 슈팅 능력을 인정 받았다. 케인과 호흡이 절정에 이르렀던 2021~2022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케인은 지난해 여름 바이에른으로 이적했다.
홀로 남은 손흥민은 진화에 성공했다. 기존의 윙포워드 임무는 물론 원톱 스트라이커에 가짜 9번 역할까지 훌륭하게 해냈다. 1992년에 태어난 손흥민은 벌써 서른 중반이 눈앞이다. 전성기 끝물이나 마찬가지인 시점에 또 도약을 이뤄냈다. 팀 사정 탓에 본래 포지션을 벗어나 여기저기서 뛰었지만 오히려 아직까지 잠자던 능력이 깨어났다. 디애슬레틱은 '손흥민이 오히려 케인보다 나은 면도 있다'며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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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런던'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취재진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손흥민이 아직 붕대를 감고 있다. 그의 손가락 상태는 어떤가?"라고 질문했다.
포스테코글루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답했다. 그는 손가락은 없어도 된다며 의문을 일축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작은 부상이 있더라도 손흥민은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입장에서 손흥민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간절함이 읽히는 대목이다. 다만 표현이 다소 과격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