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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첫 단추부터 잘못뀄다. 14개월 전 카타르월드컵은 '환희의 무대'였다. 2010년 남아공대회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 기쁨은 '2701호 논란'에 묻혔고, 연쇄적인 충격파가 이어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떠난 자리를 메울 차기 사령탑 선임도 어긋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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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공약'은 단 하나였다. 결과로 평가받겠다는 것이었다. 그 무대가 이번 카타르아시안컵이었다. 조별리그부터 삐걱거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대한민국 23위)와 3대3으로 비긴 것은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라는 '오명'을 낳았다. 1승2무, E조 2위로 첫 관문을 통과한 것은 당초 그린 그림이 아니었다. 힘겨운 여정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1<4PK2> 승)과 호주와의 8강전(2대1 승)에서도 이어졌다. 두 차례 120분 연장 혈투에 이은 영화같은 '극장승'에 잠시 눈이 가려졌을 뿐이다. 3경기 연속 기적은 없었다. 대명사였던 '좀비 축구'의 수명이 다했다. 요르단전이 클린스만호의 민낯이었다. 요르단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미 경험한 상대다. 간판이자 프랑스 리그1 몽펠리에에서 활약 중인 무사 알타마리와 '주포' 야잔 알나이마트를 봉쇄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상대를 어떻게 공략할지에 대한 구상은 '맛'이라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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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은 물러날 뜻이 없다고 한다. '분석과 논의'를 통해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향한 새 출발도 다짐했다. 그러나 아시아 무대에서 이 정도 '클래스'다. '해줘 축구'로 세계와 부딪히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그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 정확한 현실 진단 없이 클린스만 감독을 '감싸고 돌기'에만 급급한다면 이는 직무유기다. 여론의 더 큰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한계는 명확하다. 그의 축구에는 철학도, 미래도, 스토리도 없다. 한국 축구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해선 안된다. '이별'은 빠를수록 좋다. 또 존재 자체가 '의문'인 미하엘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도 정리가 필요하다. 정몽규 회장의 빠른 결단이 요구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