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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토트넘의 뉴 캡틴' 손흥민에 대해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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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역대 두번째 한국인 EPL 주장이 됐다. 손흥민에 앞서 EPL에서 가장 먼저 정식 주장으로 임명된 한국인은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다. 박 디렉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이적한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에서 2012~2013시즌 공식적으로 주장직을 맡았다. 그 이후 11년만에 코리안 캡틴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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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손흥민은 이미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팀의 주장으로 매우 이상적인 선택이었다. 모두가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라는 걸 알고 있고, 이미 라커룸 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팀 내에서 모든 그룹과 두루두루 어울린다. 단순히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손흥민은 토트넘과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많은 걸 성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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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의 이적은 더욱 극적이었다. 요리스의 이적 후 팀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였던 케인은 올 여름 내내 바이에른 뮌헨과 연결됐다. 케인은 토트넘의 상징 그 자체였다. 요리스가 없을 경우 주장 완장을 찼다. 케인은 토트넘 최다 득점기록을 깬 것은 물론, 앨런 시어러의 EPL 통산 득점 기록 경신도 눈앞에 두고 있다. 케인은 현재 EPL에서만 213골을 기록 중이다. 케인의 이같은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리그는 물론 FA컵, 리그컵도 거머쥐지 못했다. 토트넘은 윈나우 정책을 취하며 조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등 당대 최고의 명장들을 연이어 영입했지만,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시즌에는 8위에 머물며, 유럽챔피언스리그는 커녕, 유로파리그, 심지어 유로파 컨퍼런스리그까지 나서지 못했다. 말그대로 최악의 시즌이었다. 당연히 시즌 종료 후 케인의 거취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케인의 계약기간은 내년 여름까지였다. 케인 입장에서는 팀을 떠날 수 있는 적기였고, 토트넘 입장에서는 이적료를 벌어들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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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은 결국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케인과 계약했다. 기간은 2027년 6월 30일까지'라며 '등번호는 9번'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케인의 영입을 타진한 뮌헨의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대표이사는 "오래 걸렸지만 케인이 구단 유니폼을 입게 돼 우리 모두 행복하다"며 "케인은 처음부터 우리가 꿈꾸던 그 선수였다"고 반겼다. 케인도 구단을 통해 "바이에른은 세계 정상급 클럽이다. 난 항상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면서 내 역량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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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떠나야 할 때라는 걸 느꼈다. 새 감독과 선수들이 트로피를 위해 싸우는 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모두에게 행운이 있고 토트넘이 성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것은 모든 토트넘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우리가 함께 했던 순간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작별은 아닐 것이다. 정말 고맙고 다시 만나길"이라며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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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환상의 호흡을 과시했다. 케인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435경기에 출전, 280골을 터뜨린 구단 사상 최고 골잡이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주장으로, 리그에서만 213골을 넣어 이 부문 역대 2위에 올라 있다.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과 2015~2016시즌부터 함께 뛰며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남을 정도로 눈부신 호흡을 과시해왔다.
8시즌 동안 서로의 득점을 도우며 총 47골을 합작했다. 손흥민이 24골, 케인이 23골을 넣었다. '손-케 듀오'는 EPL 최다골을 합작한 역사상 최고의 듀오다.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첼시의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와 디디에 드록바(36골) 콤비를 제치고 최다 EPL 합작골 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활약 덕에 지난달 11일에는 영국 공영방송 BBC로부터 리그 역사상 최고의 골잡이 듀오라는 평가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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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11일 진행된 개막전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주장 선임에 대해 "이미 결정했지만, 지금 말해줄 수 없다. 선발은 내일 진행될 예정이며, 주장 선임 이후 선수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지켜봤다"라고 밝혔다. 결국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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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시즌부터 손흥민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2016~2017시즌 34경기에서 14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케인-크리스티안 에릭센-델레 알리와 함께 이른바 DESK 라인을 구성하며 토트넘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토트넘은 유럽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등 놀라운 성과를 냈다. 손흥민은 매시즌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이라이트는 2021~2022시즌이었다. 개막전이었던 맨시티전부터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은 막판 놀라운 몰아치기를 보여주며,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23골로 EPL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였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다소 부진했지만, 그래도 10골을 넣으면 7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만 100골 고지를 밟았다. EPL 역사상 34번째이자,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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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민심도 손흥민을 향했었다. 토트넘 팬 페이지 '스퍼스 웹'은 '구단을 위해 얼마나 많이 피를 흘렸는지 생각했을 때 손흥민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 말하고 싶다'고 했다. 토트넘 팬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오퍼를 거절한 손흥민의 발언을 SNS에 올리며 "토트넘에 있고 싶어 하는 그를 주장으로 만들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이번 선임 후에도 "이 팀의 누구도 손흥민보다 주장이 될 자격이 있지 않다", "그는 절대적인 가치가 있는 주장"이라고 극찬을 보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가장 사랑 받는 선수 중 하나인데다, 늘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어, 자격이 충분하다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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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이어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하며 정식 주장이 됐다. 4년 내내 안정된 리더십을 과시한 손흥민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월드컵사의 두번째 원정 16강을 이뤄냈다. 손흥민은 안와골절이라는 부상 속 마스크를 쓰고 투혼을 발휘했다. 그는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환상 도움을 기록하며, 16강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도 변함없이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한국은 김민재 이강인 등 새로운 스타가 나오고 있지만, 손흥민은 특유의 모범적인 리더십으로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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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손흥민은 팀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짊어지게 됐다. 오랜기간 무관에 빠지며, 위닝 멘털리티가 떨어진 토트넘을 새롭게 깨워야 한다. 능력은 충분하다. 이미 대표팀에서 검증을 받았으며, 손흥민 특유의 밝고 온화한 성격, 그리고 모두와 잘지내는 폭풍 친화력은 새판을 짠 토트넘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절치부심하며 지난 시즌의 부진을 씻으려 하는데, 주장 완장을 달며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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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도 "시즌 첫 경기였다. 원래는 경기장 중앙에서 하는데 이번 시즌 상당히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팬들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마음을 보여드리고자, 그리고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선수들에게 팬들 앞으로 가자고 제안했다"며 "선수들이 좋게 생각하고 받아들여 줘 이렇게 할 수 있었다. 내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도 동의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비록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팬들과 팀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주장으로 손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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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력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골없이도 빛났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서 맹활약을 펼쳤다. 왼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지난 브렌트포드전서 다소 부진했다. 역시 왼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은 고립된 모습이었다. 유효슛 1개를 기록했을 뿐, 볼터치 46회, 드리블 성공 1회, 키패스 0회 등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지난 2022~2023시즌, 부상과 부진했던 손흥민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맨유전에선 달랐다. 해법은 '조력자 모드'였다. 득점 보다 동료들의 기회를 만들어내는데 주력했다. 전반 30분 파페 사르에게 연결되는 기가 막힌 스루패스를 비롯해, 40분에는 왼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페드로 포로에게 결정적 패스를 연결했다. 포로의 슈팅은 골대를 맞고 나왔다. 후반 원톱으로 뛰던 히샬리송이 교체돼 나오자,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긴 손흥민은 무리한 플레이 보다 좌우를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는 노련한 움직임을 보였다. 후반 38분에는 기점 역할도 했다. 간결한 패스를 제임스 메디슨에게 보냈고, 여기서 연결된 볼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자책골로 연결됐다. 수비 가담도 좋았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적극적인 수비로 맨유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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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달라진 역할 속, 토트넘의 공격축구는 더욱 힘을 받았다. 토트넘은 무려 56%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슈팅을 17회나 기록했다. 유효슈팅은 6개였고, 골대도 두번 때렸다. 빅찬스도 3번이나 만들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초반 불안했지만, 이후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젊은 선수들이 잘해줬고, 특히 손흥민과 같은 경험 있는 선수들의 플레이가 좋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