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월드컵] 월드컵에도 'MZ 돌풍' 거세네…10∼20대 득점자 약진 두드러졌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2-11-29 17:31 | 최종수정 2022-11-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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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어리다고 얕보지 말아요.'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 개막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세계적인 '슈퍼스타'나 우승 후보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라스트 댄스'에 나서는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 득점왕 해리 케인(29·잉글랜드) 등 유명세 절정에 오른 대상으로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TV 중계 해설진 입에서 매경기 등장하는 수식어는 '데뷔전', '월드컵 초년생', '뉴페이스', '세대교체' 등이 주를 이뤘다. 러시아월드컵부터 이미 두각을 드러낸 킬리안 음바페(24·프랑스)를 제외하더라도 젊은 선수들의 등장, 활약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4년생 파블로 가비(스페인)다. '낭랑 18세'의 가비는 코스타리카와의 1차전에서 골을 넣으며 1958년 펠레(당시 17세) 이후 64년 만의 최연소 월드컵 득점자로 기록돼 화제에 올랐다. 한국의 국가대표 막내 이강인(21)도 가나와의 2차전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찬사를 받았다. '삼촌뻘'되는 선배들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당돌한' 어린 선수들이 신선한 흥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카타르월드컵에서도 'MZ 돌풍'이 강하게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별리그가 각 2차전까지 소화한 29일 오전 현재까지 골을 넣은 득점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지금까지 월드컵 출전 32개국은 팀당 2경기, 총 32경기를 치렀다. 32경기 동안 나온 총 득점수는 81골이고, 총 65명이 골을 넣었다. 이 가운데 득점랭킹 공동 1위(3골)가 음바페, 에네르 발렌시아(33·에콰도르) 등 2명이고 2골을 넣은 이는 총 12명, 나머지 50명은 모두 1골씩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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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득점자를 10대, 20대 초중반(20∼25세), 20대 중후반(26∼29세), 30대로 나눠 분류한 결과 10∼20대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총 득점자 65명 가운데 이른바 베테랑급에 속한다는 30대는 19명에 그친 반면 20대 초중반은 25명, 20대 중후반은 21명, 10대는 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눈길을 끈 10대 2명은 가비와 함께 잉글랜드의 주드 벨링엄(19)이 10대 돌풍을 선도하고 있다. 월드컵에서 10대 선수가 골을 넣은 것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 율리언 그린(미국), 디보크 오리기(벨기에·이상 당시 19세) 이후 8년 만이다. 큰 대회 경험이 일천할 것으로 보이는 10대부터 20대초반까지 선수로 연령대를 세분하면 총 27명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30대의 비중은 29%였다.

현재 2골 이상을 넣은 득점랭킹 '톱14'만 놓고 보면 30대가 6명, 20대가 8명으로 30대를 능가했다. 20대 초중반으로 좁혀도 7명으로 그 위력이 강했다. 30대에서는 메시와 올리비에 지루(36·프랑스)가 자존심을 지키고 있고, 20대에서는 음바페, 히샬리송(25·브라질), 페란 토레스(22·스페인) 등이 선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의 득점 기록과도 비교가 된다. 4년 전 득점랭킹 '톱13' 가운데 20대 초중반 선수는 음바페(당시 20세), 로멜로 루카쿠(당시 25세·벨기에) 등 3명에 불과했다. 이번 카타르월드컵에서는 상위 랭커에 포함된 '젊은이'가 배 이상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흔히 노장 선수의 투혼을 칭찬할 때 자주 따라 붙는 표현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이다. 카타르월드컵에서는 '어린 선수'에게 붙여도 무리는 아닐 듯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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