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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카타르 ON]'월드컵 첫 경험 맞아?' 조규성-이강인-김민재, 빛나는 월드컵 '초년병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11-28 23:50 | 최종수정 2022-11-29 12:07


축구대표팀이 28일 오후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경기를 펼쳤다. 후반 조규성이 동점골을 넣었다. 환호하고 있는 조규성. 알라이얀(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8/

[알라이얀(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만찢남(만화책을 찢고 튀어나온 남자)' 조규성(전북)은 멀티골을 쏘아올렸다. '골든 보이' 이강인(마요르카)는 환상의 왼발로 월드컵 첫 공격 포인트를 신고했다. '괴물' 김민재는 종아리 부상에도 '월드클래스' 다운 경기를 펼쳤다. '황태자' 황인범(올림피아코스)도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했다. 나상호(서울)도 교체투입돼 오른쪽을 흔들었다.

생애 첫 월드컵에 나선 선수들이 눈부신 경기를 펼쳤지만, 아쉽게도 승리는 우리의 편이 아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대3으로 비겼다.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기며 흐름을 탔던 한국은 반드시 잡아야 했던 가나전에서 아쉽게 패하며,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꼈다. 승점 1의 한국은 12월3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H조 최강' 포르투갈을 상대로 기적에 도전한다.


축구대표팀이 28일 오후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경기를 펼쳤다. 경기하는 이강인. 알라이얀(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8/
말그대로 졌지만 잘싸웠다. 한국은 오른쪽 종아리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불투명했던 김민재를 전격 선발 기용했다. 김민재는 우루과이전 후 단 한차례도 정상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테이핑으로 종아리를 꽁꽁 싸매는 투지를 앞세워 그라운드 모습을 드러냈다. 손흥민도 마스크를 쓴 채 경기장을 누볐다. 벤투호는 이날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조규성(전북) 권창훈(김천) '작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4-2-3-1 시스템이었다. 조규성이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2선에는 손흥민 '작은' 정우영 권창훈이 섰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큰' 정우영(알사드)이 짝을 이뤘고, 포백에는 김진수(전북) 김민재 김영권(울산) 김문환(전북)이 늘어섰다. 골문은 김승규(알샤밥)가 지켰다.

초반 한국은 가나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볼이 유기적으로 돌며, 가나를 흔들었다. 한국은 빠른 좌우 전환으로 승부를 걸었다. 익숙한 스리백 대신 포백으로 나선 가나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측면에서 계속 기회가 만들어졌다. 한국은 전반에만 7개의 코너킥, 22개의 크로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한국은 전반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축구대표팀이 28일 오후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경기를 펼쳤다. 전반 가나에 연속 실점을 허용했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김민재. 알라이얀(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8/
일방적인 흐름, 하지만 세트피스 한방에 무너졌다. 전반 24분 조던 아예우가 왼쪽에서 올려준 프리킥을 김민재가 헤더로 막아냈지만, 불운하게 가나 쪽으로 볼이 떨어졌고, 이를 모하메드 살리수가 밀어넣었다. 혼전 과정에서 핸드볼이 있었지만, VAR(비디오판독) 끝 득점으로 인정이 됐다. 이 한 골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아프리카 특유의 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34분 또 다시 측면이 무너졌다. 이번에도 왼쪽에서 아예우가 올려준 볼을 모하메드 쿠두스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후반 반전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벤투 감독은 나상호(서울)와 이강인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후반 13분 교체투입된 이강인의 왼발에서 마법이 벌어졌다. 이강인이 상대 볼을 뺏은 뒤 지체없이 올려준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더로 득점에 성공했다. 3분 뒤 이번에는 김진수가 왼쪽에서 올려준 볼을 또 다시 조규성이 몸을 날리는 헤더로 골을 만들어냈다. 단숨에 2-2 동점. 우루과이전에서 등장과 함께 멋진 외모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조규성은 확실하게 자신의 이름 석자를 각인시켰다.


축구대표팀이 28일 오후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경기를 펼쳤다.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황인범. 알라이얀(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8/
하지만 3분의 드라마는 승리로 연결되지 않았다. 23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쿠두스에게 이어졌고, 김진수가 몸을 날렸지만 슈팅은 그대로 김승규 손에 맞고 들어갔다. 한국은 남은 시간 대투혼을 발휘했지만, 더이상 골은 나지 않았다. 아쉽다는 말로는 부족한 석패였다.

하지만 월드컵 초년병들의 활약은 빛났다. 첫 월드컵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조규성을 비롯해 이강인 김민재 황인범 나상호 등은 저마다 제 몫을 해냈다. 이들은 향후 10년 넘게 한국축구를 책임질 자원들이다. 가나전 석패는 아쉽지만, 이들의 성공적인 등장은 한국축구에 힘이 될 수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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