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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ON]'마스크 최초 공개' 손흥민 "생각보다 너무 편해 놀랐어요"(전문)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2-11-16 18:16 | 최종수정 2022-11-16 18:20


16일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하는 손흥민.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16/

16일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하는 손흥민.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16/

16일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고 있는 손흥민.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16/



[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

멀리서 보면 '배트맨'과 비슷했다. 거기에 '투혼'이 오롯이 새겨졌다. 손흥민(30·토트넘)이 16일(이하 한국시각) 드디어 벤투호에 합류,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아왔다. 달라진 점이 있다. 예고대로 마스크를 썼다. 색깔은 검정색이었다. 왼쪽 옆면에는 자신의 상징인 '7번'이 새겨졌다.

정말 먼 길을 돌아왔다. 손흥민은 카타르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쓰러졌다. 불과 2주일 전이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찬셀 음벰바(마르세유)와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상대의 어깨에 안면을 강타당했다.

'안와 골절'이었다. 손흥민은 4일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토트넘의 3경기에서 결장하고 오로지 월드컵을 향해 회복에만 공을 들였다. 하지만 상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손흥민의 왼쪽 눈 부위에 부기가 남아 있다.

더 이상 쉴 수는 없다. '안와 골절'의 경우 최소 4주간 안정이 필요하다. 2주일 만에 마스크를 쓰고 훈련장에 등장했다.

마스크는 아직은 낯설어 보였다. 착용부터 스태프의 도움을 받았다. 파울루 벤투 월드컵대표팀도 착용감을 묻는 등 동분서주했다. 손흥민은 팀 동료들이 마스크를 쓴 모습에 "와우"라고 소리치자 멋쩍게 웃기도 했다.

손흥민은 수 차례 마스크를 고쳐쓰며 어색해 했다. 또 수시로 마스크를 들추며 안으로 흐르는 땀을 닦았다. 벤투호의 훈련은 15분간 공개됐다. 하지만 불편해도 감수해야 한다. '캡틴' 손흥민은 대한민국 '전력의 절반'이다.

마스크에 적응해야 경기에 뛸 수 있다. 첫 경기까지는 이제 8일 밖에 남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24일 오후 10시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른다.


이날 새벽 카타르에 입성한 손흥민은 20여분간 팀 동료들과 함께 땀을 흘린 후 '재활조'인 황희찬(울버햄턴) 김진수(전북)와 별도로 회복훈련을 실시했다. 또 첫 훈련을 소화한 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손흥민의 카타르월드컵 첫 기자회견이었다.

-마스크를 쓰고 처음 훈련 소화했는데. 실제 기분은.

오기 전부터 구단에서 계속 훈련을 하면서 볼을 따로 찼다. 구단에서 하던대로 똑같은 느낌이었다. 대표팀과 구단이 소통해 다른 느낌없이 훈련을 소화했다.

-부상 전보다 컨디션이 어느 정도인지.

계속 경기를 치러왔고, 부상 후 열흘 정도 쉬었다. 컨디션적으로 재충전하는 시간이었다. 수술이 몸을 망치는 행위인데, 수술이 잘됐고 회복하는 단계다. 몸상태는 크게 문제없다.

-의료진의 판단은 어떤가.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 지 어려운 부분이다. 난 의사가 아니다. 최선을 다할 뿐이다. 축구 선수는 어느 정도 리스크가 있다. 다칠 상황이 항상 있다. 또 다칠 수 있는 리스크가 있지만 지금은 다 뛸 수 있다는 얘기보다 매일 매일 스텝 바이 스템 업데이트 했으면 좋겠다.

-전력 질주가 가능하가, 심리적으로 위축감은 없는지.

헤딩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해보지도 않았다. 수술한 지 이제 열흘이 지났다.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뛰는 데는 크게 문제없다. 소속팀 훈련에서 전전날 스프린트까지 진행을 했다. 크게 문제없이 진행됐다. 뛰는 데는 지장이 없다.

-착용감은.

생갭다 편안하다. 나쁘지 않다. 영국에서 썼을 때보다는 다르다. 영국에선 편안했는데 날씨 때문인 것 같다. 여기는 덥다보니 땀이 많이 흐른다. 부기가 빠진 날이 있고, 어느 날은 부어있다. 제 얼굴의 형태에 맞추려고 하다보니 고쳐 쓴다. 생갭다 너무 편안해 놀랐다.

-카본 재질인 것 같은데, 몇 개 가져왔나.

비밀인데(웃음). 카본으로 엄청 가벼고 단단하고, 충격에 보호해 줄 수 있는 재질이다. 상당히 가벼워서 놀랐다. 충분히 여유분도 있다. 마스크가 부러지면 내 얼굴이 어떻게 되겠느냐. 얼굴 형태가 다르니 디테일이 다를 수 있다. 잘 선택해서 착용하면 될 것 같다.

-앞선 두 차례 월드컵에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했는데.

모든 월드컵에서 잘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세 번째 월드컵인데 누구보다 간절하다. 하지만 마음보다는 더 잘 준비해야 한다. 미래는 볼 수 없다. 첫 경기까지 얼마남지 않았는데 가진 에너지, 실력, 능력 등을 최대치로 뽑아내서 특별한 월드컵을 만들어 내고 싶은 것이 나의 목표다.

-밴탄쿠르와 어떤 얘기를 나눴다.

특별한 얘기가 없다. 워낙 친한 선수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웃으며 '살살해라'라는 말들을 했다. 또 서로 다치지 말고 잘하자고 격려도 했다. 동료로서 할 수 있는 얘기를 주로했다. 좋은 친구고 실력으로 뛰어난 친구다. 가벼운 농담 정도를 주고 받았다.

-뛰는 데 무리라는 우려도 있다.

무리라는 것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축구 선수는 항상 위험이 있다. 위험 감수는 내가 하는 것이다. 팬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어떻게든 감수해야 한다.

-도하의 한 빌딩 외벽에 전면 사진 내걸렸다. 봤나.

사진으로 먼저 받아서 이렇게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늦게 와서 방에 들어갔는데 커튼이 닫혀 있었다. 커튼을 연 후 봤는데 내 방에서 잘 보이더라. 운이 좋게 다른 사람은 안보이고 내 것만 보이더라(웃음).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

-벤투 감독과 동료들로부터 어떤 말을 들었나.

'괜찮냐'는 말 가장 많이 들었다. 선수들도 처음으로 날 보이는 것 때문에. 모두들 반겨주는 분위기여서 기분이 되게 좋았다. 누군가에게 환영, 환대바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다. 감독님은 상황을 파악하면서 매일 매일 프로그램을 진행하자고 얘기했다.

-오현규 예비 선수가 합류했는데 조언할 것은 없나.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현규에 대해선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미래가 창창한 선수다. 이런 분위기를 느껴보면 잃어버릴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이 상황 속에서 잘할 거지만 가장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현명한 친구가 됐으면 좋겠다.

-1% 가능성이라고 있다면 도전하겠다고 했다. 만약 A조라면 어땠나.

만약에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도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1% 보다 조금 더 낮아도 가능성만 있다면 그것만 보고 달려갈 것이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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