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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 이룬 이민성 대전 감독 "축구특별시의 귀환, 이뤄내겠다"[와이드 인터뷰]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11-11 23:01 | 최종수정 2022-11-14 06:00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축구특별시'의 귀환, 한번 만들어봐야죠."

이민성 대전하나 시티즌 감독(49)의 미소였다. 대전은 2022시즌 그토록 원하던 승격을 이뤄냈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김천 상무(1차전 2대1 승, 2차전 4대0 승)를 잡고, 8년 만의, 그리고 기업구단으로 전환 후 처음으로 K리그1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역시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섰던 대전은 강원FC를 만나 1차전에서 1대0 승리를 거뒀지만,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5분 사이에 홀린 듯 3골을 내주며 1대4로 역전패하며 좌절을 맛봤다. 절치부심한 이 감독은 1년만에 멋진 설욕에 성공했다. 이 감독은 "작년 처럼 1차전을 이기고, 2차전에 또 선제골을 넣었다. 뭐라고 설명을 못하겠더라. 똑같이 흘러가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3-0이 되는 순간 마음이 풀리더라"라며 "작년 트라우마가 치유됐다"며 웃었다.

승격에 성공한 이 감독은 소위 '닭병'에 걸린 것처럼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일주일 동안 누워 있었다. 승격을 이뤄냈다는 것을 실감할 틈도 없었다. 2년간 쌓여온 긴장이 풀리니 몸이 아파오더라. 자고, 소파에 앉으면 또 자고, 밥먹고 자고, 충전이 안되더라"고 했다. "올해 1년이 10년 같았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부담감이 컸던 시즌이었다. 초반 4경기를 이기지 못한 뒤, 가슴에 사표를 품고 경기에 나섰다. 이 감독은 "경기에서 질 수도 있는데 주위에서 이해를 못하니까, 결국 과정 보다 결과에 맞춘 운용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투자를 했으니 기대치가 높은 것은 이해하지만, 한두 게임 이기지 못하면 나락으로 떨어지듯이 주변에서 이야기를 하는게 나도, 선수들도 너무 부담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답을 찾았다. 이 감독은 "고정관념을 깬 한 해였다. 하위팀은 이것, 저것 다 해볼 수 있지만, 순위가 중요한 대전은 한 경기 의미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조금 더 과감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현식의 오른쪽 윙백 기용이 대표적이었다. 이 감독은 "허정무 이사장님이 힌트를 주셨다. 측면이 문제가 있어서 현식이랑 면담 후 그 자리를 시켜봤는데, 잘하더라. 기존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가 다른 포지션에서 못 뛴다는 고정관념을 깨게 됐다"고 했다.

힘든 과정 속 얻어낸 결과인만큼, 더욱 달콤했다. 이 감독은 "누가 그러더라. 2년 동안 버틴 네가 더 독하다고"라며 "여기 올 때 2년 안에 성과를 못내면 그만해야 한다는 생각을 애초에 많이 했다. 작년에 했으면 도취될 수 있었는데 작년 아픔을 딛고 넘은 게, 그리고 내 계약기간 안에 해냈다는게 너무 좋더라. 진짜 도쿄대첩 골 때 보다 더 기뻤다"고 웃었다.

이제 이 감독의 시선은 내년, K리그1으로 향하고 있다. 대전은 내년 예산이 울산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와 비슷한 350억원(추정)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벌써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감독은 "사실 경기장이나 클럽하우스 운영비용이 포함된 금액이다. 우리가 B팀을 포함해 선수단 규모가 커 생갭다 실제 영입을 위해 쓸 수 있는 돈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했다. 물론 특급 선수 영입전에 나서겠지만, 이 감독은 올해 승격을 이뤄낸 선수들을 축으로 내년 시즌을 꾸릴 계획이다. 이 감독은 "이전부터 우리 선수들이 1부에 가면 더 잘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2부에는 타이트한 경기가 많다보니 기술이 좋은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없는 구조가 있다. 동계 때도 울산 같은 팀이랑 하면 우리 선수들이 가진 것을 더 보여주더라. 충분히 1부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사실 걱정은 없고, 한번 여기까지 왔는데 도전을 즐기고 싶다, 충분히 즐길만 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축구특별시'의 화려한 부활을 약속했다. 이 감독은 "초반부터 성적이 괜찮으면 관중이 엄청 들어올거다. 올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K리그1으로 가는만큼 관심이 쏠리고, 그렇다면 '축구특별시'의 귀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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