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얄궂은 만남이다.
작년엔 FC서울이 웃었다. 0대0으로 비기면서 FC서울은 1부 잔류를 확정지었고, 강원은 리그 11위가 확정돼 승강플레이오프로 내려가야 했다.
지금은 정반대 입장이다. 작년엔 FC서울이 비기기만 해도 되는 상대적 유리한 처지였지만, 올해는 강원을 이기지 못하면 무조건 상위 스플릿 탈락이다.
FC서울과의 이런 악연때문일까. 강원은 올해 FC서울과의 맞대결에서 1승1무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최 감독을 웃게 한 이들이 강원의 대표상품인 '젊은피 청년단'이다. 지난 4월 시즌 첫 맞대결(2대2 무)때는 김대원(25)과 양현준(20)이 각각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5월 두 번째 대결서는 김동현(25)이 돕고 황문기(26)가 해결하면서 1대0 신승을 이끌었다.
시즌 하반기 들어서는 이들 젊은피 에이스에 김진호(22)까지 가세하면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강원이다. 때문에 최 감독은 FC서울전을 앞두고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최근 '젊은피' 효과가 계속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현준이 바짝 물이 올랐다. 양현준은 지난 10일 성남FC와의 31라운드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올시즌 팀 최다골차 승리(4대0)를 이끌었다. 양현준이 선제 연속 득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놓자 후반에 교체 투입된 케빈과 갈레고가 마무리하는,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최 감독은 최근 최전방에 김대원 양현준을 고정 선발로 놓고 이정협과 발샤-갈레고를 선발 로테이션으로 기용하는 전술로 연패없는 레이스를 이어오고 있다. 아무래도 젊은 체력으로 경기력을 유지하는 김대원 양현준이 버티기에 가능한 용병술이다.
특히 경험 적은 양현준이 상대에 '수'가 읽히는 바람에 지난 8월 한 달 동안 저공비행을 하면서 최 감독의 당근과 채찍을 받고 나서 다시 날아오르고 있는 게 강원으로선 반갑다.
여기에 FC서울전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적이 없는 김진호도 '8월의 최고 선수'로 연거푸 상을 받는 등 언제든 '한방'을 터뜨릴 수 있는 자원이다.
그래서 최 감독은 또다른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번엔 누가 비수를 꽂아줄까.'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