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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역대급 태풍 힌남노도 막지 못한 서울 이랜드 간절함, 처절하게 싸워 이겼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2-09-05 20:51 | 최종수정 2022-09-05 20:53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목동=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시간이 지날수록 빗줄기는 굵어졌다. 선수들의 발길이 닿을 때마다 그라운드가 물을 뿜어냈다. 물을 한가득 머금은 축구공은 의지와 상관없이 통통 튀기 일쑤였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 속 펼쳐진 축구 경기는 처절했다. 그 처절함 속에서 서울 이랜드가 값진 승리를 거머쥐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서울 이랜드는 5일 목동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홈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이랜드(7승14무10패)는 2연승을 달리며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킥오프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았다. 정 감독은 "중요한 경기다. 분수령이 될 것이다. 결과에 따라 우리가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잘 준비했다.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승점 3점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경기를 생각하기보다 당장의 경기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이날 경기 전까지 9위(6승14무10패)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승강 플레이오프(PO)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이랜드는 국가대표 선수 차출 등의 이유로 다른 팀보다 3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었다. 이날 경남전을 포함해 10경기를 남긴 상태였다.

변수는 날씨였다. 한반도는 태풍 힌남노의 영향 속 하루 종일 굵은 비가 내렸다. 경기가 열리는 목동도 마찬가지였다. 정 감독이 "변수는 날씨다. 사실 당황스럽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는 날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 우리는 스피드를 이용해 경기하는 스타일이다. 우리가 체력적으로 부족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술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멘털이 중요하다"고 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무섭게 내리는 빗줄기 속 양 팀의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이랜드는 김정환, 경남은 엘리아르도의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다. 선제골의 주인은 이랜드였다. 전반 17분이었다. 이랜드 선수들의 집중력이 빛났다. 연달아 '세컨볼'을 잡아내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외국인 선수 까데나시가 상대 수비를 뚫고 볼을 지켜냈다. 이를 이어받은 김선민이 강력한 왼발슛으로 경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올린 이랜드는 전반 39분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프리킥 상황에서 까데나시가 동료들의 패스를 이어받아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경남은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8분 엘리아르도와 카스트로를 빼고 고경민 서재원을 투입했다. 교체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18분 모재현이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모재현은 서재원의 슈팅이 이랜드 골키퍼에 막혀 튕겨나오자 빠르게 달려 들어가 득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더욱 치열해졌다. 양 팀 벤치는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였다. 이랜드가 이동률, 츠바사, 까데나시, 채광훈, 김정환을 빼고 곽성욱 박준영 유정완 서보민 박경민을 차례로 넣었다. 경남도 우주성 대신 이준재를 넣었다. 두 팀은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쳤다. 선수들은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치열한 싸움 속 이랜드가 승점 3점을 챙겼다. 승강 PO 진출 희망도 이어갔다.


목동=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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