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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세이셔널' 손흥민(30·토트넘)은 '스마일 가이'다. 훈련 때나, 경기 때나 늘 미소를 잃지 않는다. 영국 매체로부터 '왜 당신은 항상 웃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을 정도다. 그런데 최근 손흥민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있다. 경기 중 인상을 쓰는 장면이 늘었다. 29일(한국시각) 펼쳐진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는 후반 교체아웃된 후 벤치에서 불만을 터트리는 이례적인 장면이 TV 중계화면에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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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 감독은 리그 승부처인 1월에 선수들의 몸상태를 최상으로 올리도록 플랜을 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콘테 감독이 이끄는 팀들은 후반기 무섭게 승점을 쌓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손흥민에게 초반 이 체력훈련은 독이 된 분위기다. 지난 몇년간 혹사의 예시로 거론될 정도로 힘든 강행군을 펼친 손흥민에게 무리한 훈련이 오히려 컨디션을 저하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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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것은 손흥민에 부여된 전술적 역할이다. 콘테 감독이 좌우 윙백의 오버래핑을 보다 강조하며, 좌우 날개는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에 가깝게 위치를 조정했다. 손흥민이 약점을 보이는 좁은 공간에서 플레이해야 하고, 볼배급까지 신경써야 한다. 심지어 수비까지 해야 한다. 압박을 하는 수준을 벗어나, 위험 지역까지 커버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히트맵을 보면 올 시즌 손흥민은 토트넘 진영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에서 가장 많이 위치해 있었다. 수비에 체력을 쏟다보니 오히려 공격시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어렵게 스프린트를 하더라도 자신에게 볼이 오지 않고 있다. 아래 패스맵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손흥민은 노팅엄전에서 양 팀 통틀어 가장 적은 26번의 터치에 그쳤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짜증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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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돌아오는 것은 이른 교체다. 콘테 감독은 데얀 쿨루셉스키가 아닌 손흥민을 주로 교체하고 있다. 토트넘 역대 최고액으로 영입된 히샬리송이 대신 투입되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개막전이었던 사우스햄턴전을 제외하고 풀타임이 없다. 79분, 76분, 74분, 교체 시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토트넘에서 뛰었던 평론가 제이미 오하라가 지적한 것처럼, 늘 풀타임을 소화했던 선수가 점점 출전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손흥민도 히샬리송의 존재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노팅엄전 교체 후 보여준 손흥민의 행동은 심리적으로 상당히 쫓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물론 아직 4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다. 콘테 감독은 여전히 신뢰를 보내고 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손흥민은 스스로 답을 찾을 것이라 믿지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최악의 초반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손흥민은 언제 다시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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