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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골인데 기분이 하나도 안좋네요." 류승우(29·수원 삼성)는 지난 6일 수원FC 원정에서 1-3으로 뒤지던 후반 42분, 추격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제주서 수원 삼성 유니폼을 갈아입은 류승우의 필사적인 마수걸이골. 그러나 결국 2대4로 졌다. 그토록 간절했던 첫 골, 지난해 4월 17일 이후 무려 1년4개월만에 터진 부활포였건만 선수도, 팀도 웃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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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친정을 상대로 골 세리머니를 자제했지만 제주까지 원정 응원 온 수원 삼성 300여 명의 팬들을 향한 하트 세리머니는 아끼지 않았다. "3월 첫 골이 VAR로 취소됐을 때 엠블럼 세리머니를 했는데, 팬들을 위한 세리머니를 꼭 다시 하고 싶었다"는 진심을 전했다.
2013년 20세 이하 월드컵 8강을 이끈 후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었던 류승우는 2017년 K리그1 복귀 후 번뜩이는 활약에도 잦은 부상 등 악재로 만개하지 못했다. 2018년 제주에서 28경기 2골을 기록한 후 2020~2021년 16경기 출전에 그친 류승우는 빅버드에서 부활을 꿈꾼다. 18경기 2골, 1골만 더 넣으면 '커리어하이'다. 류승우는 "이제 겨우 2골 넣었다. 갈길이 멀다. 감독님과 동료, 팬들의 믿음만큼 최선을 다해 골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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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결승골, 류승우는 동료들을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골을 넣게 해주려고 (장)호익이가 혼신의 스로인을 던져줬다. (염)기훈이형 등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팀을 위해 몸을 던지는 모습도 감동이었다. (오)현규, (전)진우는 후배지만 배울 점이 많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너무 고맙다. 내가 저 나이 때 주눅들지 않고 저렇게 뛰었나 생각이 들 정도"라며 극찬했다.
그러고보니 마수걸이골도, 수원 첫 결승골도 '2001년생 수원 유스' '팀내 최다골' 오현규의 도움을 받았다. 고맙고 기특하지 않을 수 없다. "현규, 너무 잘하죠? 밥 사줘야죠!"라며 싱긋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