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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아마추어 학생시절의 성공이 프로 무대로 이어질 확률은 사실 그리 크지 않다. 매우 천재적인 극히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는 어차피 프로 무대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지표는 '제로'로 초기화된다.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경쟁한다는 뜻이다. 이 경쟁을 이겨내면 프로 무대에서 주목받는 것이고, 거기서 떨어지면 금세 뒤로 밀린다. 경쟁은 더 치열하다.
또한 유강현도 프로 데뷔(2015년 포항) 후 처음으로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완성하며 리그 득점 1위 티아고(경남)를 2골 차이로 추격했다. 아직 시즌이 진행 중이지만, 이것만으로도 유강현은 극적인 '부활드라마'를 쓴 셈이다. 고교(서해고) 시절 장신공격수로 주목 받았던 유강현은 2015년 포항에 입단했다. 여기까지는 잘 풀린 케이스였다.
하지만 유강현은 프로 초반의 경쟁에서 밀렸다. 포항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여기저기 떠도는 생활을 했다. 대구FC와 체코리그까지 갔다가 다시 지난해 경남FC로 돌아왔고, 올해 충남아산으로 옮겼다. '저니맨'이었다. 만약 충남아산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면 완전히 잊혀질 수도 있었다.
현재 10골을 터트린 유강현은 이제 강력한 득점왕 후보다. 하지만 그는 개인상 욕심을 내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팀에 도움이 되는 데만 집중하려고 한다. 개인적인 욕심을 내면 오히려 모두에게 해가 될 것 같다. 팀을 위해 뛰다 보면 시즌 마지막 쯤에는 나도 좋은 위치에 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만 갖고 있다"며 득점왕에 대한 욕심보다 팀 성적에 보탬이 되는 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