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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일류첸코? 글쎄요….'
6일 K리그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동안 일류첸코 영입을 두고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 수원 삼성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서서히 발을 빼는 분위기라고 한다.
일류첸코도 수도권 팀으로의 이적을 선호했기에 유력한 행선지로 꼽혀온 게 사실. 공교롭게도 이들 3팀은 슈퍼매치(FC서울-수원), 경인더비(FC서울-인천)로 엮인 수도권 라이벌이다. 일류첸코를 두고 '장외 더비'를 벌이게 되자 자존심를 건 쟁탈전이 펼쳐질 듯했다.
수원도 최저 득점, 강등권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안병준 영입에 이어 추가 보강을 노리고 있고, FC서울은 기존 외국인 선수들을 일찌감치 돌려보내고 자리를 비워 둔 상태였다.
이 때문에 이 팀들은 저마다 계산기를 두드리며 일류첸코에 눈독을 들여온 게 사실이다. 무고사 이적료(11억원)로 이른바 '총알'이 두둑해진 인천은 지난 주만 해도 일류첸코 영입을 '떼논당상'처럼 자신할 정도였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일류첸코가 원하는 계약조건이 1차 걸림돌이 된 가운데 각 구단의 사정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일류첸코는 3년6개월 계약기간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90만달러(약 11억원)의 고액 연봉에, 33세의 일류첸코에게 장기 계약을 보장하는 건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일류첸코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인천은 그동안 유력하게 거론돼 왔던 에르난데스(경남)로 눈길을 돌리면서 일류첸코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구단도 일류첸코의 장기계약에 난색을 표했다. 더구나 수원은 더 현실적인 난제에 직면해 있다. 정리 대상으로 내놓은 그로닝이 이적할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로닝 자리를 비워야 일류첸코를 영입할 수 있다.
수원은 "그로닝의 거취를 봐야 한다"며 여지를 남겼지만 안병준을 보강한 만큼 그로닝을 그대로 안고 가는 방안도 감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돈'으로 일류첸코를 영입할 여력이 안되는 FC서울은 전북과의 트레이드 조건이 맞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전북에서 원하는 선수가 FC서울에서는 반드시 보호하고 싶은 젊은피 유망주이기 때문이다. FC서울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인 셈.
'소유자' 전북이 김진수를 붙잡는데 성공하면서 일류첸코 '거래'에 대해 미온적인 자세로 전환하고 있는 점도 시장 열기 위축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렇다고 일류첸코의 시장가치가 사라진 건 아니다. 또 다른 지방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수원과 FC서울도 완전히 포기 선언을 하지 않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