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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K리그 빅매치인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 당일 경기장 주변에서 팬 폭행 사건이 벌어져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현장에서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했다는 한 팬은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N석 게이트 앞에 수원 강성 소모임들이 다 모여서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그때 피해를 입은 서울팬이 E석 쪽에서 걸어오자, 수원 서포터 한 명이 삿대질을 하고 노래를 부르며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소모임에서 단체로 피해자분을 포위했다. 피해자분이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하던 순간, 갑자기 그 고등학생(가해자)이 피해자를 잡아들더니 땅바닥에 내리꽂았다"고 사건 목격담을 적었다. 이어 "피해자분은 바로 유니폼을 벗고 넘어뜨린 사람을 찾았다. 가해자를 확인하고 바로 아버지로 추정되는 분한테 페이스톡을 걸어 가해자와 대화를 시켰다. 가해자 학생은 자기가 흥분했었고, 서포팅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서울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자의 부친은 사건 직후 피해자의 정확한 피해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다 하루 뒤인 20일 폭행 영상을 확인한 뒤, 가해자를 고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팔 통증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피해자 부모로부터 신고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법무법인 '지혁'의 손수호 변호사는 '스포츠조선'을 통해 "가해자 A씨의 행위는 상해죄 또는 상해미수죄에 해당한다. 사람을 들어 땅에 내리꽂는 행위는 단순한 폭행 고의 수준을 넘어섰다"며, 수원팬들의 집단 범행 여부는 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 관계자는 이 건에 대해 "피해자도 가해자도 고등학생이다. 현장에서 즉각 사과가 이뤄졌고 피해자 부모님께도 전화해서 용서를 받았다고 들었다. 곧 서포터스(프렌테 트리콜로)가 사과문을 올리고 재발방지 약속을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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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어머니는 "부모로서 정중하게 사과드린다. 그분들을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릴 예정이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잘 가르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프렌테트리콜로'는 가해자를 즉시 반다 활동에서 배제했다며,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건이 구단 징계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수원 관계자는 구단 차원의 징계 여부에 대해 "경기전 경기장 밖 N석 게이트 앞에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연맹이나 구단이 징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경기 도중 경기장 안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경기장 출입금지 등 조치를 곧바로 취할 수 있는데 N석 게이트 앞을 경기장으로 볼지 여부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경기장 밖이라 하더라도 구단의 관리책임 범위 안에 있느냐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한다. 구단이 영업을 하는 장소, 매표소, 이벤트 장소, 경호인력이 배치돼 있는 곳이라면 관리책임이 있다고 봐야 하는데 일단 영상만 봐서는 그런 근거는 없다. 영상만 놓고 판단하긴 어렵기 때문에 양 구단에 경위서를 요청할 예정이다.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변호사는 "경기장 외부에서 동선을 분리할 책임까지 부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연맹 관계자는 "서포터스 스스로 재발방지를 위한 자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수원 서포터는 '프렌테트리콜로' SNS를 통해 "수원을 사랑하는, 응원하는 마음은 너무 좋지만 과몰입하고 선 넘는 행동은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