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게 뭐야?' 화끈해서 재밌는 고정운식 '김포 축구'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05-10 16:18 | 최종수정 2022-05-11 05:50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게 김포 축구다'라는 것을 느끼셨을 것 같다."

고정운 김포FC 감독의 미소였다. 김포는 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 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14라운드에서 4대4로 비겼다. '우승후보'이자 '스타군단' 대전을 상대로 거둔 의미있는 결과였다. 김포는 이날도 화끈한 공격축구를 앞세워 4골이나 만들어냈다. 대전을 침몰 직전까지 몰아붙였지만, 막판 연속골을 내주며 아쉽게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후 만난 고 감독은 아쉬움 보다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오늘 우리 경기를 보고 많은 팬들이 '이게 김포 축구구나'하고 좋아하셨을 것 같다. 대전을 상대로 이런 경기를 했다는 점에서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올 시즌 K리그2에 첫 선을 보인 '막내' 김포는 화끈한 공격축구를 펼치고 있다. 김포식 공격축구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광주FC, 대전, 안양FC, 경남FC 등과 '승격후보'를 상대로도 맞불을 놓는다. 비록 수비불안으로 승점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매경기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18골로 K리그2 최다득점 5위에 올랐다.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득점은 단 3경기 뿐이다.

2020년부터 김포의 지휘봉을 잡은 고 감독은 팀에 확실한 '공격 DNA'를 심어 놓았다. 현역 시절 '적토마'로 불린 명공격수 출신, 고 감독은 김포가 지도자 생활 마지막 팀이라는 각오로 자신의 철학을 주입시켰다. 한 골 먹으면 두 골 넣는 축구로 팀을 만들었다. 김포는 지난 시즌 K3리그에서도 최다 득점 5위에 오르며, 우승을 차지했다. 레벨이 다른 K리그 무대에 입성했지만, 고 감독의 색깔은 달라지지 않았다. K리그 경험을 가진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오히려 K3리그에서 함께 했던 자신의 축구를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을 중용했다.

고 감독은 "물러서서 하는 경기를 준비한 적이 없다. 여태까지 해왔던 것 처럼 공격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실제 그랬다. 김포는 과감한 전방 압박과 빠른 역습, 그리고 과감한 슈팅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김포의 기대득점값(xG)는 1.21골로 6위에 올라있다. 공격의 팀인 안양, 부산 아이파크 보다 높은 수치다. 고 감독의 조련을 받은 무명의 윤민호 손석용 라인은 벌써 9골을 합작했다. 6골의 윤민호는 K리그2 득점 2위로 떠올랐다.

김포는 앞으로도 물러서지 않을 것 같다.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포 축구'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화끈해서 보는 맛이 있으니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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