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분석]부천의 초반 돌풍,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04-18 15:47 | 최종수정 2022-04-19 06:00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부천FC의 초반 선전이 눈에 띈다. 부천은 16일 진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10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요르만의 극장골로 3대2 승리를 거뒀다. 부천은 17일, 승점 23점(7승2무1패)으로 선두에 올랐다. 말그대로 '깜짝 돌풍'이다. 부천은 지난 시즌 최하위였다. 하지만 2022시즌,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다승(7승)에 최소패(1패), 최소실점(6실점)에 최다득점 2위(14득점)다. 내용면에서도 완벽한 흐름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부천의 선전, 하지만 예견된 흐름이 있었다. 부천은 2021시즌 후반기부터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초반 부진한 행보를 보였던 부천은 8월부터 시즌 종료까지 6승2무5패를 거뒀다. 대전, 전남, 부산을 꺾으며 '고춧가루' 부대로 떠올랐다. 부천은 지난해 선수 육성을 팀의 기조로 삼으며, 이영민 감독을 선임했다. 초반 헤맸던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며, 자기 실력을 내기 시작했다.

분위기를 탄 부천은 겨우내 스쿼드 강화에 공들였다. 안태현(제주) 강의빈(성남)이 팀을 떠났지만, 이들이 가져다 준 이적료로 적재적소에 알토란 같은 선수들을 더했다. 'K2 오스마르'로 불리는 닐손 주니어의 영입은 큰 힘이 됐다. 닐손이 젊은 수비수들 사이에 포진해, 리드를 하자 수비가 한층 안정감을 찾았다. 부천은 박창준 김강산 이시헌 조현택 오재혁 등 젊은 선수들과 김호준 한지호 김호남 조수철 등 베테랑의 경험이 더해진 탄탄한 팀이 됐다.

운도 따랐다. 부천은 1월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고생했다. 자가격리는 전화위복이 됐다. 부상으로 고생하던 선수들이 몸을 만들고, 새로 가세한 선수들이 팀에 녹아들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부천은 그 결과 현재까지 부상 없이 베스트 전력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부상 속출로 연습경기 조차 힘들었던 상황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물론 단순히 운만으로 볼 수는 없다. 부천은 이 감독의 강력한 요청 속 의무 트레이너 숫자를 늘렸다. 2부리그 팀 중 의무 트레이너를 3명 쓰는 팀은 몇 팀 되지 않는다. 이 감독은 피지컬 코치와 적극적인 협업으로 선수단 부상 방지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부천 돌풍의 중심에는 단연 이 감독이 있다. 2006년 지도자로 변신해 고양국민은행(해체), FC안양, 안산 그리너스, 중국 여자 U-19 대표팀, 울산 현대 등에서 코치, 프런트, 감독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이 감독은 올해 그 내공을 폭발시키고 있다. 아쉽게 현역 생활을 일찍 접여야 했던 이 감독은 선수 눈높이에 맞는 지도로 잠재력을 끌어내고 있다. 부천은 스쿼드에 22세 이하 선수들이 9명이나 되는데 대부분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이 감독이 오랫동안 준비한 다양한 영상 자료 활용과 선수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심리 요법이 제대로 통하고 있다. 전술적으로도 선수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전형을 중심으로 순간순간 변화를 통해 수싸움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고비는 2라운드다. 예년에도 부천은 '봄부천'으로 불릴 정도로 초반 성적이 좋았다. 이 감독도 이를 알고 있다. 상대 견제가 시작되는 2라운드부터가 진짜 싸움이다. 이 감독은 욕심을 내세우는 대신 지금껏 해온 대로 '부천 선수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무기로 내세울 생각이다. 그래서 부천과 이 감독은 자신감이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