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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부담 안주려고 했습니다. 이기고 싶다고 애쓴다고 이기는 건 아니니까요."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이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으로 편안하게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결코 편안한 자리, 편안한 내용은 아니었다. 2022시즌 K리그1 원정 개막전. 상대는 지난해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한 강적 제주 유나이티드. 김 감독은 "한 번쯤 이겨봐야 하지 않겠나. 이기고 싶은 마음은 있다"면서도 "선수들에게 부담은 주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편안하게 준비한 대로 경기를 풀어나가면 자연스럽게 이길 수 있다는 확신과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김 감독의 여유 넘치는 미소에 담겨 있었다.
이날 홈팀 제주는 3-4-3을 들고 나왔다. 제주는 적극적인 선수 영입으로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제르소-주민규-추상훈(U22)이 스리톱으로 나왔다. 정우재 이창민 윤빛가람 안현범이 허리를 구성했다. 최영준 정 운, 김오규가 스리백. 김동준이 골문을 지켰다.
이에 맞선 포항은 특유의 4-2-3-1 전술을 가동했다. 지난해처럼 이승모가 최전방 가짜 9번으로 나왔다. 그 뒤로 임상협, 고영준, 이광혁이 배치. 신진호, 신광훈이 중앙에서 경기를 지휘했다. 포백은 심상민, 그랜트, 박찬용, 박승욱이 맡았고, 선발 키퍼는 이적생 윤평국이 맡았다.
경기 초반 제주가 흐름을 주도했다. 확실히 제주는 라인업에 힘이 실려 있었다. 전반 2분만에 추상훈이 1대1 찬스를 잡았지만, 윤평국이 선방했다. 제주는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14분 이광혁이 역습으로 올라오자 박스 안에서 정 운이 태클을 잘못했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임상협의 첫 번째 슛이 김동준에게 막혔다. 하지만 김동준이 먼저 움직여 다시 킥이 선언됐다. 임상협은 두 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왼쪽 구석으로 정확히 차 넣었다. 전반은 이 골로 끝났다. 제주는 추상훈을 빼고 조나탄 링을 투입했다. 공격 찬스가 많이 나왔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에도 제주가 계속 흐름을 주도했다. 골키퍼는 유연수로 교체됐다. 후반 15부 제르소가 동점골을 넣었다. 그러나 오프사이드로 무효. 이후 포항이 계속 흐름을 주도했다. 후반 27분 교체 투입된 허용준이 연속골로 쐐기를 박으며 팀의 승점 3점을 완성시켰다.
서귀포(제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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