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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애청자 된 기성용, "'내가 저랬지' 감정 이입하며 본다…스램제? 제라드!"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2-02-09 12:33 | 최종수정 2022-02-09 13:15


AFP연합뉴스

[영덕=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경북 영덕에서 전지훈련 중인 FC서울 주장 기성용(33)과 인터뷰를 하던 중 이야기 주제는 자연스럽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로 흘렀다.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8년 가까이 EPL 무대를 직접 누빈 기성용은 잉글랜드 무대를 떠난 지금도 EPL을 즐겨본다고 말했다.

그는 "(손)흥민이가 뛰는 토트넘 경기를 비롯해서 제가 좋아하는 맨시티, 바르셀로나 경기를 항상 챙겨본다. 재밌으니까 보게 된다. 저도 축구선수지만, 그런 경기보면 재밌다"며 웃었다.

기성용은 EPL에서 뛰며 맨유와 같은 빅클럽을 상대로 골을 넣고, 세르히오 아궤로(은퇴)와 같은 월드클래스를 직접 상대해본 몸이다.

그런 기성용이 EPL을 시청할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궁금했다. 기성용은 "세부적인 분위기, 그런 것들이 체감이 된다. 예를 들어 맨시티와 경기하는 약팀은 뒤로 몰리게 되어있다. 그럴 때면 '쟤네 많이 힘들겠다. 내가 저랬었지..' 감정이 이입된다. 맨시티, 첼시, 리버풀과 같은 팀들은 아무리 버텨도 다 뚫어버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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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볼 때 주로 살피는 부분에 대해선 "'저 선수가 저걸 할 수 있네?' 그런 걸 본다. 내가 동경하는 선수가 부스케츠다. 물론 지금은 나이가 찼지만, 그런 선수들 보며 영감을 얻었다. 제라드, 알론소도 마찬가지다. 이들과 같이 뛰면 내 플레이가 어떻게 바뀔까? 이런 상상을 해본다"고 했다.

제라드가 언급된 김에 '스램제 대전' 참가를 요구했다. 잉글랜드 출신 스콜스, 램파드, 제라드 중 최고를 뽑는 논쟁이다. 기성용은 질문을 받자마자 "제라드"를 '픽'했다. '기라드'답다. "공격과 수비를 완벽하게 잘하는 선수는 없다. 그런데 제라드는 밸런스가 잘 맞았다. 어느 포지션에서나 제몫을 하는 선수였다. (스콜스, 램파드와 비교할 때)우승을 못했다는 단점은 있겠지만, 제라드 플레이를 보며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기성용이 가장 최근 몸담은 EPL 클럽은 전통의 명가 뉴캐슬이다. 뉴캐슬은 기성용이 떠난 뒤 큰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사우디 국부펀드에 인수되면서 '폭풍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큰 돈을 들여 많은 선수를 영입했다.


기성용은 "나중에 뉴캐슬이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면 내가 뉴캐슬 출신이라는게 자랑스러울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자본이 많아지면 좋은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올시즈만 잘 넘긴다면 내년에는 더 무서운 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떤 선수를 영입할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뉴캐슬이란 구단에 대해 "팬들의 열정이나 지지가 대단한 클럽이다. 전통의 느낌도 강한 팀이다. 선수로서 그런 분위기에서 경기를 하는 기분은 특별하다. 그냥 축구만 잘하면 팬들이 사랑해준다. 뉴캐슬의 문화, 열정은 어느 빅클럽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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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공교롭게 EPL에서 주로 잔류싸움을 벌이는 팀에 머물렀다. 전성기 시절, 빅클럽의 관심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기성용은 유럽 커리어를 돌아보며 후회는 하지 않는지 궁금했다.

기성용은 "당연히 (더 좋은 팀에 가지 못한)아쉬움은 있다. 더 좋은 선수들과 더 좋은 것들을 경험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팀에만 있는 팀은 약체의 분위기를 알지 못한다. 나는 우승팀, 중하위권팀을 다 경험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즌 도중 부임한 서울 안익수 감독은 맨시티와 같은 최정상급 클럽의 축구를 연구해 '익수볼'을 완성했다. 기성용은 "안익수 감독님이 참 대단하다고 느끼는게, 공부를 정말 많이 한다. 전술적으로 요구하는 걸 보면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하는 게 느껴진다. 배움의 열정을 보며 느끼는 게 많다"고 엄지를 들었다.
영덕=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사진제공=FC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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