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다 되는 벤투호, 손흥민-황희찬 공백 걱정도 덜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2-01-16 15:35 | 최종수정 2022-01-17 06:25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뭘 해도 다 된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의 미소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의 해'인 2022년을 산뜻하게 열었다. 벤투호는 15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올해 첫 A매치에서 5대1로 완승을 거뒀다. 기록의 향연이었다. 4골 차는 유럽 국가를 상대로 한 역대 최다골 차 대승이었다. 2002년 5월 16일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4대1 승)의 3골 차 승리를 20년 만에 허물었다.

조규성(김천) 백승호(전북) 김진규(부산) 엄지성(광주)의 골을 앞세워 한 경기 최다 A매치 데뷔골 기록(4명)도 새롭게 썼다. 2000년 4월 5일 라오스와의 아시안컵 예선에서 설기현 이천수 심재원 안효원이 나란히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라오스전은 올림픽팀이 A대표팀을 대신해 출전한 경기였다. 순수하게 A대표팀만 놓고 보면 아이슬란드전에서 최다 A매치 데뷔골이 터졌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은 벤투호는 큰 시름도 덜었다. 터키 전지훈련은 K리거들의 가능성을 점검하는 무대다. 하지만 공격의 두 축인 황희찬(울버햄턴)과 손흥민(토트넘)이 쓰러지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플랜B 실험도 '발등에 불'이었다.


벤투 감독은 이날 4-1-4-1 시스템을 내세웠다. 조규성이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좌우측에 송민규(전북)와 권창훈(김천)이 포진했다. 중앙 2선에는 이동경(울산)과 김진규,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백승호가 섰다. 거두절미하고 모두가 합격점이었다.

벤투 감독, 보수적인 지도자다. 틀을 정해놓으면 웬만해선 바꾸지 않는다. 황의조(보르도) 손흥민, 황희찬, 이른바 'HSH 라인'이 구축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이슬란드전은 분명 새로운 가능성이었다. 손흥민의 자리에 선 송민규는 지난해 10월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시리아전(2대1 승)에서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격한 바 있다. 이날 왼쪽에 선 그는 저돌적인 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또 백승호의 환상적인 중거리포에 주춧돌을 놓으며 흠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권창훈은 재기의 아이콘이었다. 프랑스 리그1 디종과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활약한 그는 최종예선 2차전 레바논전(1대0 승)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반전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후 부상에 시달리며 벤투호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군에 입대해 김천에 둥지를 튼 권창훈은 이날 페널티킥 실축을 불과 3분 만에 결승골로 만회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로빙 패스를 발밑에 놓는 '퍼스트 터치'가 압권이었다.



김진규와 백승호도 벤투호의 붙박이인 황인범(루빈 카잔)과 정우영(알 사드)을 위협할 존재로 떠올랐다. 1골-1도움을 기록한 김진규는 "A매치 데뷔전이었는데, 같이 뛰는 선배들과 동료들이 말도 많이 해주고, 도와줘서 잘 마칠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백승호는 2019년 10월 스리랑카와의 2차예선 이후 2년 3개월 만의 선발 출전 기회를 '믿음'으로 보답했다. 만으로 19세인 '막내' 엄지성도 후반 교체 출격해 눈도장을 찍었다.

벤투 감독은 "1주일 동안 훈련한 결과를 바탕으로 선수들이 주문한 것에 대해 반응을 잘 해줬다"고 만족해 했다. 또 손흥민과 황희찬 자리의 실험에 대해선 "송민규나 권창훈은 우리 팀에서 함께 한 지 꽤 되기 때문에 우리 팀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다만 손흥민이나 황희찬은 우리 팀에 중요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일단 합류가 가능한지 다음 주까지 상황을 살펴보고, 어렵다면 다른 대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은 21일 몰도바와 한 차례 더 평가전을 가진 후 최종예선 7, 8차전 레바논(27일), 시리아전(2월 1일)에 출전할 선수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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