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우여곡절 벤투호 11월 원정 A매치가 남긴 것은?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20-11-18 16:03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빈(오스트리아)=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우여곡절이었다. 벤투호가 11월 원정 A매치를 1승 1패로 끝냈다. 지난해 11월 레바논, 브라질과의 경기 후 1년만에 가진 제대로 된 A매치는 벤투호에 많은 것을 남겼다. 하나씩 짚어본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코로나 19

이번 A매치 원정 기간 최대 화두는 코로나 19였다. 1년만에 A매치를 가진 것도 코로나 19 때문이었다.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19로 A매치가 계속 취소됐다. 원래 11월에 끝날 예정이었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도 차일피일 미뤄졌다.

대한축구협회(KFA)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10월 벤투호와 올림픽 대표팀 간 스페셜 매치로 숨통을 간신히 텄다. 그러나 반쪽 짜리였다. 해외 입국인 2주 자가격리 방침으로 인해 해외파가 들어올 수 없었다. 벤투호와 올림픽대표팀 모두 K리거 선수들로만 구성했다.

11월 A매치를 앞두고 유럽으로 눈을 돌렸다. K리그가 11월 A매치 이전 끝나기에 가능했다. 한국보다 자가격리 규정이 느슨해 해외파들의 입국도 문제가 없었다. 오스트리아에서 멕시코, 카타르와 경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 19를 피해 도착한 오스트리아에서 다시 코로나 19의 습격을 받았다. 이미 소집 전부터 쉽지 않았다. 김승규(가시와 레이솔)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민재(베이징 궈안) 등은 소속팀에서 차출을 거부했다. 오스트리아를 다녀온 뒤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김진수(알 나스르)는 오스트리아로 떠나기 전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아 오지 못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벤투호에 코로나 19가 유행했다. 두 차례 검사에서 조현우(울산) 권창훈(프라이부르크) 등 선수 6명과 스태프 2명이 확진됐다. 나머지 선수단과 스태프들은 호텔 내에서 방안에 홀로 있는 등 감옥과도 같은 자가격리 생활을할 수 밖에 없었다. 코로나 19로 시작해 코로나 19로 끝난 원정이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흔들린 수비


2연전에서 벤투호는 총 4골을 내줬다. 수비가 급격히 흔들렸다. 불가피한 측면이 많았다. 김승규, 김영권, 김민재, 김진수, 이 용, 홍 철 등 주전급 수비수들이 차출 거부와 코로나 19, 부상 등으로 합류할 수 없었다. 경기를 앞두고 수비수들을 꾸리기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멕시코전에서는 전문 센터백이 아닌 정우영(알 사드) 원두재(울산)을 중앙 수비에 세웠다. 애시당초 100% 수비력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었다. 멕시코전의 경우 후반 22분, 24분, 26분 총 4분동안 3골을 내리 내줬다. 멕시코가 잘한 것도 있지만 벤투호 수비진의 실수로 골을 내준 측면이 더욱 컸다. 집중력 부족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카타르전에서도 허리 라인과 수비수들은 3선에서 찔러 들어오는 스루패스를 그저 멍하니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무엇보다도 상대의 전방 압박에 대한 대책이 전무했다. 멕시코는 경기 내내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한국을 괴롭혔다. 수문장 구성윤(대구)의 선방이 없었다면 3골이 아니라 더 많은 골을 내줬을 것이다. 벤투 감독은 후방 빌드업을 위해 정우영과 원두재를 센터백으로 배치했다. 그러나 이들은 상대의 전방 압박에 제대로 된 패스길을 찾지 못했다. 미리 시야를 확보하지 못하고 구석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패스를 하다가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에 카타르의 전방 압박에도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방 압박에 대한 탈압박. 벤투호의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손-황 콤비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우선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로 이어지는 '손-황 콤비'였다. 멕시코전과 카타르전에서 손흥민이 연결하고 황의조가 해결한 골이 2골 나왔다. '월드클래스' 손흥민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왼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은 '찬스 크리에이터'였다. 폭발적인 스프린트와 정확한 패스로 한국의 공격 물꼬를 텄다. 자신의 골욕심 보다는 팀의 기회 창출이 우선이었다. 멕시코 언론들도 손흥민을 향해 극찬을 보냈다. 황의조는 이번 2연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멕시코전에서 1골, 카타르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위치 선정과 마무리 능력으로 골을 만들었다. 카타르전에서는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는 적극성으로 황희찬(라이프치히)의 골을 이끌어냈다.

이강인(발렌시아)의 존재도 희망이었다 이강인은 2연전에서 많이 뛰지는 못했다. 그러나 번뜩이는 순간이 많았다. 특히 멕시코전에서는 교체 출전해 크게 휘어지는 코너킥을 선보이며 권경원(상주)의 골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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