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한 운영, 강원의 '파이널B 행은 필연이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노력없는 결과는 없다'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노력'이라는 건 여러 면으로 정의될 수 있다. 스포츠 구단의 경우에는 치밀한 전술 연구와 부단한 팀 훈련, 선수 개개인의 기술 및 체력 연마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마케팅, 운영, 전력 보강 및 분석 등 구단 사무국의 여러 작업들도 마찬가지로 일정한 결과, 즉 성적을 내기 위한 노력에 해당한다.

이런 모든 것들이 어우러질 때 그에 걸맞은 성적이 나온다. 반대로 어느 하나 부족한 점이 있다면 그 또한 곧바로 성적에 반영된다. 프로 무대에서 '우연'이나 '행운' 따위로 성적이 나오진 않는다. 시즌을 통틀어 누적된 결과는 늘 '필연적'이게 마련이다. 올해 마지막 문턱에서 결국 파이널A 진출에 실패한 강원FC가 바로 이 진리를 입증한다. 지난해 일궈낸 성과를 이어가지 못하고, 파이널B 무대로 내려갔다. '강등'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강원은 지난 20일 강릉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2라운드 홈경기에서 수원 삼성에 1대2로 역전패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강원은 후반 7분 만에 김지현의 헤더골로 1-0을 만들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났다면 강원은 자력으로 2년 연속 파이널A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판 15분여를 버티지 못했다. 후반 32분과 36분에 각각 고승종과 한석종에게 동점, 역전골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운이 없던 경기'라고 치부할 수 없다. 강원은 체력과 맞춤 전술에서 철저히 11위팀 수원에 당했다. 전반에 골이 안나왔지만, 수원에게 거의 일방적으로 끌려갔다. 수원 박건하 감독은 아예 "강원의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전략을 들고 나왔는데, 좋은 찬스에서 골이 안나왔다"고 아쉬워했다. 운이 없던 건 강원이 아니라 오히려 수원 쪽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강원 맞춤전략'을 세우고 나오는 팀이 올해 여럿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 8월 7일 강원을 상대로 2대0의 완승을 거둔 FC서울 김호영 감독 대행도 경기 후 "상대 빌드업이 좋기 때문에 사이의 공간을 안주고, 수비를 안정시킨 뒤 역습하는 전략을 짰다"고 후반 뒷심 승리의 비결을 밝혔다.

공통점이 있다. 일차적으로 지난해 K리그1에 신선함을 불러넣었던 김병수 감독의 이른바, '병수볼' 전략에 대해 이제는 상대팀들이 많이 대비하고 나왔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선수 사이의 공간을 압축해 잔 패스와 빌드업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에 대한 해법이 나온 것 같다.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구단의 안일한 운영 역시 올시즌 강원이 파이널A에 오르지 못하게 된 원인으로 짚을 수 있다. 강원은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김승대 고무열 임채민 등 굵직한 국내 선수들을 데려와 선수 보강을 시도했는데,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골잡이 역할을 해줄 외국인 스트라이커의 부재는 생갭다 더 컸다. 강원은 '마땅한 선수가 없다'는 이유로 끝내 외국인 선수를 보강하지 못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 또한 큰 짐이 됐다.

또한 올해부터 강릉종합운동장을 다시 홈으로 쓰면서도 그라운드 정비 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22라운드 수원전 때 그라운드는 장마와 태풍 탓인지 곳곳이 패여 있었다. 전혀 관리가 되지 않은 모습이다. 강원 구단이 진정한 프로 구단을 지향한다면 올 시즌 실패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진단하고 대대적인 개혁작업에 착수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언제 강등되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이원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