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폭우 속 참패' 강원, 그래도 2경기-3골 김지현이 있어 다행이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0-09-07 16:58


강원 김지현.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김병수 강원FC 감독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평소 얼굴에 표정변화가 거의 없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김 감독으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깊은 한숨도 여러 차례 내쉬었다. 아쉬움을 넘어 불만과 분노가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듯 보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결국 스스로를 다스렸다. 애써 마음을 추스르며 패배의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 6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9라운드가 끝난 뒤의 풍경이다. 이날 강원은 리그 최하위 인천에 3실점이나 허용한 끝에 2대3으로 패했다. 인천의 외국인 스트라이커 무고사 한 명에게 단 19분 동안 순식간에 3골이나 내주며 허망하게 졌다. 3골을 내준 이후 부랴부랴 2골을 만회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날 강원의 패배는 여러 모로 뼈아프다. 김 감독이 속상해 할 만 하다. 물론 패배 그 자체 외에도 석연치 않은 판정이 김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강원은 18라운드까지 단독 6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목표인 파이널A 진출 가능성을 확보해나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인천을 만났다.

사실 이날 인천전은 강원에게는 승점확보의 좋은 찬스였다. 리그 최하위인 인천은 올 시즌 승리가 2번 밖에 없었다. 강원이 두려워할 상대는 아니다. 이미 지난 6월5일 첫 대결에서도 강원이 2대1로 이긴 바 있다. 손쉬운 상대인 셈이다. 게다가 강원의 홈경기였다. 만약 강원이 여기서 승점 3점을 추가한다면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6위 자리를 확고하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승부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김 감독의 답답함과 아쉬움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그래도 이날 경기에서 강원이 손해만 본 것은 아니다. 작은 희망의 단서는 있었다. 굵은 장대비 속에서 처참한 패배를 당했지만, 그래도 팀의 간판 골잡이인 김지현의 득점포는 식지 않았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을 만 하다. 이날 김지현은 무고사의 페널티킥 선제골이 나오며 0-1로 뒤진 후반 10분에 정석화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이날도 역시나 '후반 조커' 임무를 부여받았다.

'조커'로서의 김지현은 이날도 위력을 발휘했다. 투입 10분 만인 후반 20분에 팀의 첫 골을 터트린 것. 행운이 따랐다. 신세계의 패스를 오반석이 걷어낸다는 게 오히려 김지현에게 맞고 골이 됐다. 김지현의 공격적인 압박이 실책을 유도하며 골이 된 것. 비록 정확한 슈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김지현의 플레이에서 골이 비롯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스트라이커의 덕목이다. 이 골로 김지현은 지난 18라운드 전북전 멀티골을 포함해 2경기에서 3골을 몰아넣는 기염을 토했다. 계속 골 감각이 유지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강원이 처량한 패배 속에서도 유일하게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요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아직 대어는 없다" 7파전 신인왕 경합...팀성적도 고려대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