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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김병수 강원FC 감독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평소 얼굴에 표정변화가 거의 없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김 감독으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깊은 한숨도 여러 차례 내쉬었다. 아쉬움을 넘어 불만과 분노가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듯 보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결국 스스로를 다스렸다. 애써 마음을 추스르며 패배의 아쉬움을 삼켰다.
사실 이날 인천전은 강원에게는 승점확보의 좋은 찬스였다. 리그 최하위인 인천은 올 시즌 승리가 2번 밖에 없었다. 강원이 두려워할 상대는 아니다. 이미 지난 6월5일 첫 대결에서도 강원이 2대1로 이긴 바 있다. 손쉬운 상대인 셈이다. 게다가 강원의 홈경기였다. 만약 강원이 여기서 승점 3점을 추가한다면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6위 자리를 확고하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승부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김 감독의 답답함과 아쉬움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그래도 이날 경기에서 강원이 손해만 본 것은 아니다. 작은 희망의 단서는 있었다. 굵은 장대비 속에서 처참한 패배를 당했지만, 그래도 팀의 간판 골잡이인 김지현의 득점포는 식지 않았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을 만 하다. 이날 김지현은 무고사의 페널티킥 선제골이 나오며 0-1로 뒤진 후반 10분에 정석화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이날도 역시나 '후반 조커' 임무를 부여받았다.
'조커'로서의 김지현은 이날도 위력을 발휘했다. 투입 10분 만인 후반 20분에 팀의 첫 골을 터트린 것. 행운이 따랐다. 신세계의 패스를 오반석이 걷어낸다는 게 오히려 김지현에게 맞고 골이 됐다. 김지현의 공격적인 압박이 실책을 유도하며 골이 된 것. 비록 정확한 슈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김지현의 플레이에서 골이 비롯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스트라이커의 덕목이다. 이 골로 김지현은 지난 18라운드 전북전 멀티골을 포함해 2경기에서 3골을 몰아넣는 기염을 토했다. 계속 골 감각이 유지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강원이 처량한 패배 속에서도 유일하게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요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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