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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탐을 낼 수밖에…' 더 정확해진 국대 풀백 김진수의 위력. 전북은 끝까지 지킬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0-08-24 17:08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무덤덤한 표정으로 치명적인 크로스를 연거푸 쏘아 올렸다. 마치 냉정한 킬러의 모습처럼 보였다. 전북 현대의 '국대 풀백' 김진수(28)가 자신의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나스르를 비롯한 중동의 여러 클럽들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지 명확히 보여준 장면. '이러니 탐을 낼 수 밖에…'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김진수는 지난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7라운드 홈경기에서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팀의 2대1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전반 2분과 후반 43분에 각각 이성윤과 구스타보가 터트린 선제, 결승 헤더골은 모두 김진수에게서 비롯됐다. 그가 정확히 띄워준 크로스 2개가 모두 골로 연결된 것.

뿐만 아리라 김진수는 왼쪽 풀백으로 앞선의 윙어 바로우와 물 흐르는 듯한 연계호흡을 보이며 수비와 공격가담 양쪽 측면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국대 풀백'의 기량은 상주의 사나운 공세를 잘 차단해냈다. 안정적인 수비 능력에 효과 좋은 공격가담까지. 김진수의 진가가 이날 상무전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김진수는 스스로도 최근 들어 경기력과 폼이 더 향상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경기 후 "확실히 이전보다 더 좋아진 면이 있다"며 최근 경기력이 더 좋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다 밝히긴 어려워도 동기부여가 되는 요소들이 있다. 부상도 없고, 몸이 올라오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며 "또한 바로우가 오면서 예전에 비해 공격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 바로우도 먼저 다가와 많이 대화한다"며 새 동료의 합류로 인해 더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김진수의 모습을 바라보는 전북 구단의 표정은 다소 침울하다. 최근 김진수가 중동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는 기사<스포츠조선 22일 단독보도>가 나온 이후에 하필 김진수가 더 좋은 모습을 보이자 희비가 교차한 것. 전북 구단 관계자는 심지어 현장 취재진에게 "김진수와의 인터뷰 때 이적이나 계약 관련 이야기는 묻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난처한 입장에 처했기 때문이다.

난처한 이유는 역설적으로 김진수가 정말 잘하기 때문이다. 구단 입장에서 상식적으로 높은 이적료를 받고 선수를 보내면 재정적인 이득이 발생하지만, 만약 선수가 대체 불가이거나 그가 빠지면 전력이 급감한다면 아무리 재정적 이익이 발생한다고 해도 선뜻 보낼 수 없다. 전북은 그래서 '이적 불가' 방침이다. 우승을 위해서는 김진수를 보내면 안되는 게 맞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김진수가 계약 기간을 채운 뒤 끝내 가겠다고 하면, 전북이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적에는 동의가 필요하지만 FA가 되면 전북의 동의는 필요치 않다. 전북은 데드라인 30일까지 계속 협상 테이블을 이어가겠지만, 중동에서 제안한 것 이상의 조건을 제시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적 불가' 방침만 고수하면 어떻게든 한 시즌은 채우겠지만 나중에 남는 게 아무 것도 없을 수도 있다. 난처한 입장이 아닐 수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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