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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전 패배는 예고된 참사…수원, '미래' 아닌 '현재'를 고민할 때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8-24 05:59


◇수원 삼성 주승진 감독대행.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 22일 인천 유나이티드전 패배는 시즌 중 흔히 일어나는 1패와는 무게가 다르다.

16라운드를 통해 승점차가 6점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수원 삼성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리두기'를 실천했어야 했지만 결과는 패배. 이에 따라 우려한 대로 3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임생 전 감독 사퇴 시점, 두 팀의 승점차는 7점(수원 10점, 인천 3점)이었다. 그 이후 수원이 주승진 감독대행 체제에서 6경기 승점 4점 획득에 그칠 때, 인천은 2승2무2패 승점 8점을 벌며 격차를 확 좁혔다.

서서히 내리막을 탄 수원과 대구전 승리로 가파르게 기세를 탄 인천의 만남. 한여름 잔류 싸움을 시작한 인천의 투쟁심과 집중력이 '평소와 다를 바 없는 경기력을 보인' 수원과의 차이를 만들었다. 더 많은 슈팅, 더 높은 점유율, 그리고 올 시즌 수원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전반불패'는 수원에 승점은 커녕 절망만 가져다줬다.

어느 정도 예견된 참사로 볼 수 있다.

이 전 감독은 연전연패를 하던 상황이 아니라 컵포함 3경기 연속 무패를 내달린, 석연찮은 시점에 자진사퇴했다. 팬들은 '사퇴를 당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했지만, 구단은 면담 끝에 이 감독이 사퇴를 결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슷한 시기, 같은 수도권의 FC서울과 인천도 각각 최용수 감독과 임완섭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사퇴했다. 서울은 강원FC 감독 경험이 있는 김호영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보도자료까지 내며 힘을 실어줬다. 인천은 전 제주 유나이티드의 조성환 감독을 선임했다. 김 대행과 조 감독 모두 P급 지도자 자격증 소지자다. 반면 수원은 P급 자격증이 없고 프로팀 감독 경험이 없는 주 대행에게 신뢰를 보냈다. 기본적으로 올 시즌 잔여 경기는 주 대행으로 치른다는 생각이 깔려있었다.

인천은 최근 2연승, 서울은 최근 4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새 사령탑 효과를 보고 있다. 수원은 어떨까. 전임 시절과 비교할 때 점유율, 패스 성공률, 평균 실점 등 경기력과 관련된 부분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하위권에 처진 팀에 정작 필요한 평균 승점, 승점을 따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평균 득점이 줄어들었다. 이 전 감독 시절 수원은 경기당 평균 약 1.1골을 넣어 경기당 약 0.91점의 승점을 벌었다. 구단의 네임밸류를 생각할 때 처참한 성적표다. 하지만 주 대행 체제에선 이마저도 감지덕지다. 6경기에서 약 0.33골을 넣었고, 승점 0.67만을 챙겼다. 같은 시기 수원보다 더 적은 득점과 더 적은 승점을 기록한 팀은 없다.

이날 맞대결을 벌인 인천처럼 설령 경기력이 좋지 않아도 결과를 따냈다면, 남은 경기에 희망을 걸 수 있다. 하지만 인천전에서 수원은 '이대론 강등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실망스런 메시지를 팬들에게 던져줬다. 정말 이제는 '에이, 그래도, 설마' 하는 마음을 접고 치열하게 '현재'를 고민해야 할 때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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