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미숙한 일처리, 애꿎은 이임생 감독만 다쳤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08-05 22:35 | 최종수정 2020-08-06 06:00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애꿎은 이임생 전 수원 감독만 피해자가 됐다.

이임생 감독의 인천 유나이티드행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스포츠조선 5일 단독 보도> 인천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5일 "인천과 이 감독이 결국 마지막 과정에서 최종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인천의 새 감독 선임 계획은 또 한번 백지화가 됐다. 인천은 지난 6월 임완섭 감독의 후임으로 유상철 전 감독을 앉히려다 실패 한 바 있다. 이후 임중용 수석코치의 대행 체제로 운영하던 인천은 이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었지만, 이번에는 최종 과정에서 불발됐다.

인천은 현재 승리 없이 5무 9패로 최하위에 자리해있다. 올 시즌 K리그1은 상주와 최하위, 두 팀이 강등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인천은 새 감독 선임에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당초 거론된 인물이 아닌, 수원에서 물러난지 3주 밖에 되지 않은 이 감독이 5일 전격적으로 물망에 올랐다. 이 감독은 인천과 인연이 있다. 이 감독은 인천 출신으로, 부평동중, 부평고를 나왔다. 과거 2014년에도 인천과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당시 김봉길 전 감독 경질 과정에서 잡음이 나오며 감독직을 고사한 바 있다.

이 감독은 인천의 제안을 받고 고민이 많았다. 측근에 따르면 이 감독은 5일에도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오전 '유력' 보도가 먼저 나왔다. 당연히 이 감독 입장에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마음의 결정도 하지 못한데다, 인천과 본격적인 협상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 감독을 결정하면, 미리 후보자를 만나 의사를 타진한 후 조건을 논의한다. 이후 어느정도 교감을 마치면, 이사회 혹은 상부 보고를 통해 최종 결정을 받고, 사인을 하는게 순서다. 하지만 인천은 이 순서를 바꿨다. 이사회부터 덜컥 열었다. 5일 오후 3시 이 감독 선임을 위한 이사회가 소집됐는데,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 이 감독과 세부 조건에 대해서는 전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부랴부랴 협상테이블을 열고 대화를 나눴는데, 설상가상으로 세부 조건 역시 납득하기 어려웠다. 연봉과 계약기간 등은 합의를 했지만, 코칭 스태프 기용 등에서 몇몇 사항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가뜩이나 수원 시절에도 지원 부족으로 고생했던 이 감독이었다. 결국 이 감독은 인천행에 큰 부담을 느꼈다. 마음 약한 이 감독은 부정적인 여론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지만, 졸지에 인천을 두 번이나 거절한 감독이 됐다.

인천의 미숙한 일처리가 결국 애꿎은 이 감독만 다치게 한 셈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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