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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길어지면서 K리그 구단들의 손실이 눈덩이 처럼 쌓이고 있다. K리그는 프로야구 등과 함께 최근 유관중 전환을 검토했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정부 방침에 따라 무관중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구단들은 시즌전 판매했던 시즌 입장권을 전부 돌려주기도 했다. 관중없는 프로스포츠는 바로 금전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구단 마다 사정은 조금 다르지만 "이대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구단 대표자 회의에서 비보가 전달됐다. 4월 중순부터 지난달까지 프로축구연맹과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선수협)가 진행했던 '선수단 연봉 감액' 논의가 결렬된 것이다. 선수협이 먼저 손을 내밀었고, 프로연맹과 머리를 맞대고 전향적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약 2개월간의 미팅은 아무런 성과없이 끝났다. 연맹은 미팅에서 저연봉자 보호, 선수 동의 없는 일방적 삭감 불가, 합리적 삭감 비율 등 선수협의 주장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자세를 취했다. 연맹은 선수협의 약한 대표성을 감안해 일정 수준의 가이드라인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선수협은 협상 초기에는 적극적이었지만 6월 중순 일방적으로 연맹에 협상 진행 불가 의사를 전달했다. 선수협이 연맹에 전한 중단 이유는 당초 연봉 삭감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한 게 아니었고 코로나와 관련한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이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프로연맹은 선수협로부터 뒷통수를 맞은 셈이다. 지난 17일 K리그 1~2부 구단 대표자회의에 참석한 구단 대표들은 협상 결렬 소식에 큰 실망과 선수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연맹이 22팀 구단으로부터 파악한 올해 매출감소분은 약 518억원(추정)이었다. 여기에 프로연맹 자체적으로도 약 57억원이 줄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코로나 비상 사태에 따른 자구책은 불가피하고, 구단 예산에서 가장 큰 부분(약 60~70%)을 차지하는 선수단 인건비를 조정하자는 얘기가 쏟아졌다. K리그에 앞서 유럽축구와 미국 프로스포츠는 고연봉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연봉 반납을 결정한 사례가 많았다. FC바르셀로나, 유벤투스, 바이에른 뮌헨 등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이번 시즌 60경기만 치르기로 한 MLB(미프로야구)는 선수노조 반발에도 불구하고 연봉을 60경기분만 지급하기로 커미셔너(총재)가 일방적으로 결정해버렸다. K리그의 경우 시즌 초 수원FC만 자체적으로 선수단이 연봉 10%를 반납해 수원시에 기부하는 발빠른 대응으로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연맹과 K리그 구단들은 연봉 감액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뜻을 모았다. 최근 대표자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연봉 감액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8월 이사회에서 이 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그 안이 통과되더라도 강제가 아니라 권고 성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구단 관계자는 "결국 선수들의 자발적인 동참이 가장 좋은 모습이다. 고통 분담 차원에서 합리적인 감액 비율에 선수와 구단 연맹이 모두 뜻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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