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스타]대구가 세징야 원맨팀? 광주전 '크랙'은 '38세'데얀이었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7-06 05:59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불혹을 향해 달려가는 선수가 맞나 싶다. K리그 역대 최고의 외인 공격수로 꼽히는 '리빙 레전드' 데얀(38·대구FC)이 화끈한 멀티골로 건재를 과시했다.

데얀은 5일 오후 7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0라운드에서 멀티골을 쏘며 짜릿한 4대2 역전승을 주도했다. 1-1 상황이던 후반 5분 츠바사의 공간 패스를 건네받아 달려나온 골키퍼를 피해 감각적으로 득점했다. 후반 8분 김대원의 크로스를 간결한 헤더로 밀어넣었다. 3분 간격으로 터진 데얀의 연속골로 경기 균형이 대구 쪽으로 확 기울었다. 대구는 후반 21분 펠리페에게 실점했으나, 종료 직전 세징야가 한 골을 추가하며 승리를 거뒀다. 리그 3연승.

이날 경기는 올해 대구에 입단한 데얀의 리그 첫 선발경기였다. 데얀은 이전까지 6경기에 모두 교체로 투입했다. 이병근 대구 감독대행은 '세드가'로 불리는 세징야와 에드가 공격 조합을 활용했다. 후반 반전이 필요할 때, 데얀 카드를 빼들었다. 그런데 이날 경기를 앞두고 장신 공격수 에드가가 부상을 하면서 기회가 돌아갔고, 득점력면에선 이미 수백번 검증을 마친 데얀은 자신에게 찾아온 두 번의 찬스를 제대로 살렸다. 역전승의 영웅은 '40-40'을 앞둔 '크랙' 세징야가 아닌 데얀이었다.

앞서 전 소속팀인 FC서울과 수원 삼성을 상대로 공교롭게 시즌 1, 2호골을 넣은 데얀은 단숨에 리그 4골을 찍었다. 지난 시즌 수원에서 기록한 득점(21경기 3골)을 넘어섰다.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K리그에서만 12번째 시즌을 맞이한 데얀은 이날로 개인통산 193골(364경기)째를 기록했다. 이동국(전북 현대·228골)에 이어 K리그 역사상 두 번째 200골 고지까지 7골을 남겨뒀다. 현재 페이스라면 불혹 전에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얀은 오는 7월 27일 39번째 생일을 맞는다.

결과적으로 데얀이 돋보인 하루였지만, 전반 상황은 대구에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대구는 상대 측면 수비수 이민기의 다이렉트 퇴장으로 15분 만에 수적 우위를 안았다. 세징야를 중심으로 공격에 힘을 쏟았다. 10분 세징야의 직접 프리킥은 골키퍼 손끝에 스친 뒤 골문 위로 날아갔다. 광주의 견고한 수비에 고전하던 전반 24분 코너킥 상황에서 펠리페에게 헤더로 선제골을 내줬다. 뜻대로 풀리지 않은 전반 스코어는 광주 1, 대구 0이었다.

하지만 대구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빛고을' 광주에서 빛의 속도로 경기를 뒤집었다. 전반 3분 김대원이 환상적인 턴 동작에 이은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 이후 4분여 만에 데얀의 연속골이 터졌다. 광주 수비는 집중력을 잃고 와르르 무너졌다. 대구는 후반 21분 펠리페에게 또 한 번 실점했지만, 종료 직전 세징야가 한 골을 추가하며 4대2 승리를 따냈다.
광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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