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34세 골무원' 주니오,'전북 41세 골잡이' 이동국을 말하다[진심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06-24 06:00


사진출처=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그는 '코리안 레전드'다. 나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선수들에게 동기부여(motivation)가 되는 선수다."

올 시즌 8경기에서 9골, K리그1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 골무원' 주니오(34)가 전북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현역 레전드' 골잡이 이동국(41)에 대한 '리스펙트'를 표했다.

'리그 2위' 울산 현대(승점 20)는 28일 오후 6시, '안방'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K리그1 9라운드에서 '승점 1점차' 선두 전북 현대(승점 21)와 격돌한다. 흔한 말로 승점 6점짜리 경기다. '막상막하' 국대 스쿼드, 지지 않는 정신으로 무장한 양팀의 진검승부는 단순한 선두 경쟁뿐 아니라 올 시즌 우승 향방을 가늠할 전쟁이다.

1979년생 이동국은 올 시즌에도 눈부신 원샷원킬 능력으로 팀내 최다골(4골)을 기록중이다. 1986년생 주니오는 자타공인 최고의 전성기다. 개막 후 8경기에서 광주전을 제외하곤 모두 골맛을 봤다. 왼발, 오른발, 머리, 잘 맞든, '우당탕탕'이든 '주니오=골'이다. 'K리그 득점왕' 출신 김도훈 울산 감독도 "주니오가 올해는 분명 다르다"고 말한다.

주니오에게 한국 나이로 35세라고 하자, "브라질 나이로 33세"라며 웃었다. 서른 중반의 공격수 주니오에게 '41세 현역 공격수' 이동국의 존재는 희망의 증거다. "41세에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고의 선수다. 지도자 과정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경기장에서 4년째 보는데 만날 때마다 이동국은 정말 좋은 사람"이라며 찬사를 이어갔다. "와인 같다(Like wine)"는 한마디로 나이를 먹을수록 강해지는 베테랑 공격수의 가치를 평가했다. "스트라이커는 90분 내내 단 한 번의 기회를 위해 완벽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더 생기고, 에너지를 모아, 골문 앞에서 더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고 했다.

세월을 거스르는 주니오는 30대 중반의 공격수를 노장으로 쉽게 밀어내는 세상의 편견을 경계했다. "이동국처럼 마흔 살에도?"라는 질문에 주니오는 "당연히!(Of course!)"라고 즉답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돼야 한다. 철저한 자기관리, 경기 전후 더 많은 훈련을 해야 한다. 부상 방지를 위한 보강 훈련이 몸에 배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은 스포츠과학, 피지오테라피의 도움도 크다. 전문가들과 교류하면서 컨디션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부상도 피할 수 있다. 움직임은 더 좋아지고, 골문 앞에서 더 잘 준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니오는 "나이를 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몸 상태, 신체나이만 생각한다"고 했다. "나이를 생각하면 멘탈이 흔들린다. 더 강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몸이 아무리 좋아도 생각이 늙어선 안된다. 몸만큼 멘탈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호날두, 메시, 레반도프스키, 즐라탄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봐라. 모두 30대 중후반이지만 여전히 잘한다. 하나같이 뛰어난 멘탈을 가졌고, 철저한 프로페셔널"이라고 했다.

주니오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브라질 축구황제' 호나우두다. "'페노메넌(Fenomenon, 경이로운 천재)'호나우두! 수비수를 달고 다니는 움직임을 배우고 싶어 그의 영상을 자주 본다. 그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이었다. 힘든 부상을 이겨냈고, 모두가 끝났다고 말했을 때 다시 돌아와 '월드컵 영웅'이 됐다."


전북전을 앞두고 주니오는 "올 시즌 전북과 치르는 첫 경기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전북은 강팀이고 우리도 무패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양팀 모두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충분히 준비가 됐다"며 나직하게 자신감을 표했다. 관심을 모으는 이동국과의 맞대결에 대해 '득점 1위' 주니오는 "나는 나와의 경쟁만 생각한다. 이동국은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다. 좋은 경쟁을 하고 싶다. 경쟁자를 의식하거나 그들이 못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나도 최선을 다하고, 그도 최선을 다하는, 정말 멋진 경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래 전 이동국의 인터뷰와 주니오의 인터뷰가 거짓말처럼 닮아 있다는 말에 '찐프로' 주니오가 반색했다. "누가 알겠나. (이동국처럼 41세가 되는)2027년에도 현역으로 뛰고 있을지…"라며 싱긋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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