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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사례1.
유럽 하부리그에서 뛴던 B선수는 구단으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코로나19로 구단 재정이 어려우니 계약을 해지하자." 통보였다. 힘없는 외국인 선수가 할 수 있는 일은 받아들이는 것 뿐이었다. K리그로 눈길을 돌리려 했지만, 이적시장은 이미 마무리된 뒤였다. '졸지'에 갈 곳 없는 신세가 됐다.
#사례3.
코로나19로 축구가 멈춘 가운데, 피해를 입은 것은 구단만이 아니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미묘한 타이밍 차이로, 한순간에 둥지를 잃거나, 찾지 못한 선수들이 생겨났다. 국내에서도 갈 곳을 잃은 채, 다음 이적시장이 열리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선수들이 제법 된다. 아예 방출되거나, 실력이 부족하면 현실을 받아들일텐데, 코로나19로 인해 계획이 어긋나버린 만큼 상실감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일단 국제축구연맹(FIFA)의 입장은 전적으로 선수편이다. FIFA는 2주 전 각국 축구협회에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본 선수들을 위한 일종의 지침서를 내려보냈다. '필요하면 기존 이적시장 기한이 끝났어도,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대한축구협회(KFA) 역시 이를 받았다. 지침을 받은 KFA는 프로축구연맹 측과 미팅을 갖고, 이에 대한 논의를 했다. K리그는 2월 27일 등록을 마감했다. FA선수들의 경우, 3월 26일까지 등록이 가능했다.
KFA의 입장은 간단하다. KFA 등록팀 관계자는 "연맹의 요청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등록기한을 변경할 수 있다. 이번이 특수한 경우인데다, FIFA는 늘 선수쪽에 서는 경향이 있다. 우리 역시 그렇다. 연맹이 이에 대해 요구할 경우, 바로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칼자루를 쥔 연맹은 미온적이었다. 연맹 관계자는 "구단의 요청이 있을 경우, 그때 논의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는 5월 개막인 만큼 한 달 정도만 있으면 여름이적시장이 열린다. 시간적으로 급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혼자 몸을 만든다 하더라도, 선수들이 무적으로 한,두달을 보내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다. 때문에 특별 구제기간을 마련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구단이 먼저 요청을 할 경우, 특정 선수를 데려가기 위해서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아예 특별 구제기간을 마련해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구단들이 자유롭게 협상하는 방안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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