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개막연기 지루해?…'그들에겐 기회'도 있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0-04-21 06:14


부산 아이파크 새 용병 헤이스가 자체 연습경기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부산 아이파크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개막 연기가 전화위복?'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K리그 2020시즌 개막이 늦춰지면서 정상화를 갈망하는 희망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축구팬, 구단-선수단 절대 다수가 그렇다.

준비기간이 너무 길어 슬슬 지루하기도 하거니와 열정이 넘치는 그라운드가 그립기 때문이다.

스포츠조선이 진행중인 '원티드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러한 선수들 여론을 확인할 수 있다. 김문환(부산)은 "거의 100% 준비 다됐는데…,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했고, 부상으로 두 시즌을 절치부심했던 이우혁(인천)은 개막 연기 장기화가 야속하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개막 연기 장기화가 오히려 다행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정상적으로 2월29일 개막했더라면 팀내 베스트 멤버를 잃은 채 힘든 시작을 할 뻔 했던 팀들은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올시즌 1부리그로 복귀한 까닭에 유독 남다른 모습을 보여야 하는 부산 아이파크 입장에서는 에이스 이정협과 신입 외국인선수에게 시간을 벌어준 게 다행이다. 이정협은 스포츠탈장으로 인해 아직 재활 중이다. 지난 1월 선수단 소집 이후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다가 최근 별도 훈련을 시작했다. 작년 시즌 도중 통증이 있었지만 1부 승격을 위해 참고 뛰다가 승강 플레이오프가 끝나고 나서 악화됐다.

축구, 하키, 테니스 선수에게 종종 발병하는 스포츠탈장은 단순 근육통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국가대표 수비수 이 용(전북)이 2017년 스포츠탈장 수술로 한 시즌을 거의 통째로 쉴 정도로 고생한 적이 있다.


FC서울 주장 고요한. 스포츠조선 DB


이정협은 독일까지 건너가 진단을 받았고 다행히 수술없이 회복 가능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다만 안정이 우선인지라 시간이 걸린다. 현재 몸상태로 보면 5월 중순은 지나야 실전 투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부산은 K리그1 구단 가운데 가장 늦게(3월23일) 외국인 선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이때 영입한 선수가 브라질 출신 공격수 헤이스다. 작년 말부터 수많은 후보군을 놓고 영입작업을 했지만 1부리그 위상에 맞는 선수를 찾느라, 찾았다 싶으면 막판에 무산되는 바람에 자꾸 늦어졌다. 2월 중순까지만 해도 부산은 "급하다고 아무나 뽑을 수는 없고, 시즌 초반 한동안 용병 1명 없이 버틸 수밖에 없다"고 마음을 비우기도 했다.

브라질과 태국에서만 뛰었던 헤이스는 K리그 적응시간도 필요하다. 다행히(?) 개막이 연기되면서 헤이스를 너무 늦게 영입한 데 따른 '불리함'을 크게 반감시킬 수 있게 됐다.

FC서울도 비슷한 상황에서 한숨을 돌린 케이스다. 팀의 주장이자 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 고요한이 작년 12월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이제 서서히 정상적인 복귀 과정에 들어갔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고 8개월을 쉬었던 아드리아노는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해 5월까지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병행해야 하는 FC서울 입장에서는, 2020시즌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이었다면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는 '고난행군'에 가슴을 졸일 뻔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부상 회복 중인 선수뿐 아니라 비주전급 중에서도 몸을 더 만들어 코칭스태프에 어필할 시간을 번 선수도 있을 것이다"면서 "지금 한창 시즌 중이라면 보여 줄 기회가 적은데 아직 준비기간이라 오디션 무대가 열려 있는 셈이어서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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