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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박찬준 기자]인터넷 게시판에 때아닌 '해버지' 논쟁이 붙었다. 해외축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박지성(38)이 맨유 내 위상이 어느 정도였는지가 안건이다. "핵심 중의 핵심"이라는 쪽과 "벤치성(박지성+벤치)이었다"는 쪽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스포츠조선'의 해외축구전문 방송 '볼만찬 기자들'을 진행 중인 윤진만 기자(이하 만)와 박찬준 기자(이하 찬)가 당시 맨유의 수준 박지성의 위상 경기력 대외적 평가 등 4가지 기준으로 더 꼼꼼하게 '맨유 박지성'을 평가해보기로 했다.
만=맷 버스비 시절과 클래스 오브 92를 1·2 전성기로 본다면, 박지성이 뛰던 시기 맨유는 제3 전성기이자 최전성기였다. 7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 아니면 준우승을 했고, 챔스 결승에 3번 올랐다. 호날두, 루니, 테베스, 긱스, 퍼디낸드, 에브라, 판 데르 사르 등이 뛰는 당대 유럽 최고의 팀이었다.
찬=맞다. 프리미어리그도 최전성기였다. 로만 회장이 첼시를 인수한 뒤 스타를 마구 사 오며 리그 수준을 높였다. 프리미어리그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1위를 고수했다. 챔스 4강에 3팀씩 오르곤 했다. (만=첼시-리버풀전이 떠오른다) 그 중에서도 최고는 맨유였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UEFA 클럽랭킹 1위를 했다. 박지성이 뛰던 시기와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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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맨유 필드 플레이어의 출전시간을 따지면 박지성이 어디에 위치했는지가 나온다. 2005~2006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출전시간이 팀내에서 8번째-16번째-17번째-11번째-16번째-15번째-15번째(골키퍼 제외. 리그 기준)다. 7시즌 리그 평균 19.1경기, 1162분을 뛰었다. 경기수로는 시즌의 절반을 소화한 것이고, 출전시간으론 약 ⅓이다. 박지성 부친이 말한대로 '14번째 선수' 쯤 됐다.
찬=기록은 그러한데,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퍼거슨 감독은 더블 스쿼드보단 유틸리티한 백업멤버를 선호했다. 존 오셔, 대런 플레처, 박지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주전'급' 선수였다. 밖에서 볼 땐 박지성이 백업에 가까웠지만, 단순한 백업이 아니었다. 빅게임에서 중용된 게 그 예다. 감독들은 으레 중요한 경기에 베스트 멤버를 내보낸다. 또한 박지성은 팀내에서 4번째로 높은 주급을 받았다. 아시아 마케팅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백업 선수에게 이렇게 많은 돈을 쓰고, 빅게임에 기용하는 팀이 대체 어디있나. 박지성의 무릎상태를 감안해 퍼거슨 감독이 출전을 배려한 거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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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볼만찬 기자들, 박지성-가가와 신지 편'에서 박찬준 기자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박지성은 윙백으로 놔뒀어도 잘 뛰었을 것"이라는. 이 표현이 많은 걸 담고 있다고 본다. 박지성은 게임 능력치로 따지면 평균 80점 정도의 선수다. 게임상에선 선뜻 사용하기 쉽지 않다.(찬=맞다. 스피드가 빠른 나니를 쓰게 된다ㅋㅋ) 그런데 실축에선 이 80점을 해내기가 무척 어렵다. 게다가 박지성은 우리의 중간고사처럼 99점과 60점을 받아 어떻게든 평균 80점을 맞추는 유형이 아니라 75점에서 85점 사이를 오간다. 퇴장 리스크, 폼 하락으로 인한 구멍 리스크가 없었다. 호날두 루니 테베스와 역습에서 발을 맞출 수 있는 선수가 전세계에 몇이나 있겠나. 두루두루 잘하는 게 쉽지 않은데, 박지성은 그 어려운 걸 해냈다.
찬=빅게임 플레이어란 점을 다시 언급해야 할 것 같다. 빅매치에서 특별한 롤을 부여받은 경우가 많았다. 당대 최고의 미드필더였던 피를로를 완벽히 묶었다. 그때 나왔던 말이 '센트럴 팍'이다. 알다시피 박지성은 원래 공격수였다. PSV 마지막 시즌 챔피언스리그 활약으로 UEFA 선정 최우수 공격수 5인에 포함됐다. 맨유에 와서 퍼거슨 감독에 의해 미드필더로 뛰게 된 거다. 호날두 루니 테베스 때문이겠지. 박지성은 수비형 윙어라는, 영국 언론에서도 사용하는 새로운 포지션을 만들어냈다. 극강의 오프 더 볼을 앞세워 끊임없이 공간을 만들고 또 기본 이상의 돌파력과 패싱력으로 기회를 창출했다. 울버햄턴전에서 보듯,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만=동료 선수들 이야기 들어보면 박지성은 전형적으로 프레임에 갇혀있는 선수다. 산소탱크, 즉, 체력이라는 프레임에. 많이 뛰는 선수로 평가하곤 했는데, 선수들은 '지성이 형은 그냥 다 잘해요'라고 하더라.
찬=맞다. 실제론 경기당 12㎞ 내외를 뛰었다고 하더라. 13㎞씩 뛰는 선수들이 있단 점을 보면 엄청나게 많은 활동량을 가져갔다고는 볼 수 없다. 그만큼 효율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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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금까지 박지성에 대해 유명축구인들이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를 보면 답이 나온다. 메시, 호나우두 등도 인정했던 선수다. 감독들도 수도 없이 박지성을 극찬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 감독이 다가와 손을 내밀지 않았나. 한국 대표팀에서 박지성 한 명 딱 아는거다.(웃음) (찬=허정무는 기억 못 했을까?ㅋㅋ) 박지성은 지금 맨유 앰버서더 자격으로 전세계를 돌아다닌다.
찬=결론을 내보면 박지성이 현재의 레바뮌유 정도의 클럽에서 11~12번째 위치에 해당하는 선수, 큰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 대외적으로 나름대로 인지도가 있는 선수였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만=사실 그 평가도 너무 짜다) 그러면 현역 선수와 비교하면, 누구와 가장 가까울지 얘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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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과거에서 찾자면 네덜란드의 젠덴이 떠오른다. 커리어, 성과가 꽤 비슷했다. 아니면, 바르셀로나의 세이두 케이타? 현역은 어려웠다. 게시판 보니 레알의 바스케스, 리버풀의 샤키리 언급이 많이 되더라. 나도 바스케스에 한 표 던진다. 챔스 3연패 당시 직선적인 플레이로 레알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유벤투스의 콰르다도도 비슷한 것 같다. 유베와 첼시에서 7시즌 이상 뛰었고, 윙과 윙백 등 오가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한다. 파리생제르맹의 사라비아도 팀에 기여하는 빅클럽 선수란 점에서 비슷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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