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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X리버풀 영웅'마네의 과거 "꿈을 위해 열여섯에 가출했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4-09 11:32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 2008년, 열여섯 청년 사디오 마네(리버풀)는 가족 몰래 짐을 쌌다.

가족 10명이 함께 지내는 세네갈의 작은마을 밤발리의 작은 집을 벗어나 수도 다카르로 가기 위해서다. 일곱 살에 아버지를 여읜 뒤 아버지처럼 따르던 지인에게만 살짝 귀띔하고 차비를 빌렸다. 친구들도 십시일반 돈을 나눠줬다. 그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카르로 향했다. 떠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축구선수가 되자'.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선 자몽과 돌멩이로 축구를 해야 했던 밤발리를 떠나야만 했다.

몰래 떠난 건 가족의 반대 때문이었다. 삼촌들은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축구선수가 될 수 있다고 믿지도 않았다. 갈등은 갈수록 심해졌고, 급기야 가출을 결심하게 됐다. 집을 나간 마네가 일주일 동안 돌아오지 않으면서 집안은 한바탕 난리가 났다. 어머니는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마네의 행방을 물었다. 마네의 행선지를 알고 있던 친구가 사실을 털어놓았다. 어머니는 마네의 형제 중 한 명을 다카르로 보내 마네를 붙잡아왔다.

마네는 삼촌들의 바람대로 학교에 다녔다. 그렇다고 우상 호나우지뉴와 엘 하지 디우프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버린 건 아니었다. 1년 뒤, 마침내 가족의 허락이 떨어졌다. 마네는 이번엔 '공식적으로' 다카르로 달려가 '제네레이션 풋 아카데미'에서 정식 훈련을 받았다. 동네에서 '볼의 마법사'로 불릴 정도로 타고난 재능을 갖췄던 마네는 그의 스피드처럼 빠르게 성장했다. 19세에 프랑스 메츠에 입단한 뒤 잘츠부르크, 사우샘프턴을 거쳐 리버풀에 입단하며 유럽 최정상급 윙어로 우뚝 섰다. 밤발리의 꼬마에겐 현재 리버풀 에이스, 세네갈 축구영웅,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 유력후보 등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사디오 마네 다큐멘터리 중에서. 출처=라쿠텐TV

출처=라쿠텐TV
이상 마네가 8일 출시된 다큐멘터리 '사디오 마네: 메이드 인 세네갈'에서 털어놓은 스토리다. 마네는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내 꿈을 좇기 위해 가출을 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런 나를 용서했다"고 밝혔다. 어머니와의 관계는 금세 회복됐지만, 어머니를 경기장 관중석에서 볼 수 없었다. 아들이 뛰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긴장되고, (다칠까)걱정된다는 이유에서다. 사우샘프턴 시절 용기를 내 경기장을 찾았지만, 경기 시작 2분만에 떠났다.

마네는 성공한 이후 출신을 잊지 않았다. 자신의 삼촌이 그랬던 것처럼 어린이들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밤발리에 학교를 지었다. 병원도 건립했다. 마네는 다큐멘터리에서 "팬들이 내가 살던 마을을 꼭 보길 원했다. 그리고 자기자신을 믿으면 무엇이 가능한지도. 나는 성공한 뒤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야겠다고 늘 생각했다. 축구선수는 누군가의 롤모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엘 하지 디우프. 게티이미지코리아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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