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코로나, K리그2는 뛴다]②'기업구단 변신' 대전하나의 수장 허정무 재단이사장 "대전, '제대로' 만들어보겠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04-01 05:59


사진제공=대전하나시티즌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제대로 한번 만들어보겠습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재단이사장(65)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대전은 올 시즌 환골탈태했다. 가난한 시민구단에서 벗어나, 기업구단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었다. 축구계에 관심이 많던 하나금융그룹이 전격적으로 대전 인수를 결정했다. 1960년대 등장해 한국축구의 지형을 바꿨던 금융단 축구팀의 부활에 축구계는 환호했다.

2020년, 그 첫 발을 내딛는 대전하나의 수장은 허 이사장이다. 허 이사장은 하나금융그룹 수뇌부와 연이 돈독하다. 2017년부터 시작된 KEB하나은행의 K리그의 타이틀스폰서도 허 이사장의 작품이었다. K리그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허 이사장은 하나금융그룹의 K리그 입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 축구단 성공에 강한 의욕을 갖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은 당연히 허 이사장 카드를 택했다.

허 이사장은 선수, 지도자, 행정가로 모두 성공을 이룬 몇 안 되는 축구인이다. 현역시절 '진돗개'라는 별명으로 유럽진출까지 했던 명 선수 출신인 그는 지도자로도 승승장구했다. 특히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국내 지도자로는 유일하게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인천 감독을 끝으로 일선에서 물러난 후 행정가로 변신,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등을 역임하며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했다.


구단 행정이라는 첫번째 도전, 허 이사장의 각오는 남달랐다. 그는 "일단 새롭다. 협회, 연맹에서 행정일을 하며 'K리그 구단이 이렇게 하면 더 좋겠는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생각을 직접 풀어볼 수 있는 자리에 올랐다. 때문에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거주지도 대전으로 옮겼다. 두 달 전 대전에 아파트를 하나 얻었다. 허 이사장은 "여러가지 해야할 일이 많아서 빨리 대전에 둥지를 틀었다. 대전이 참 살기 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고 웃었다.

대전하나는 인수 작업이 늦어지며 한발 늦게 출발했지만, 허 이사장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발빠르게 구단을 바꿔나갔다. 선수단도 빠르게 정비했다. 적극적인 투자를 앞세워 김동준 박용지, 안드레 루이스 등 좋은 선수들을 여러명 잡았다. 허 이사장은 "물론 만족할 수 있는 선수수급이란 없다. 그래도 어느정도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 정도로는 만든 것 같다. 우리 코칭스태프들이 참 열심히 한다. 성적이야 땀 흘린만큼 나오니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대전을 넘어 축구팬들이 대전하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허 이사장은 '제대로 된' 축구단이라는 말을 여러차례 했다. 그의 축구인생 마지막을 강조하며, 대전을 꼭 한번 '제대로 된' 팀으로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는 "운동장 주변을 팬들이 올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이를 거점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게 중요하다. 축구적으로는 팬들이 기대하고 즐길 수 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며 "이제 내 축구인생도 끝자락이다. 사심없이, 대전이라는 팀을 제대로 만드는데 모든 것을 걸 것"이라고 했다. 모든 것을 경험한 그이기에 '제대로'라는 말에 믿음이 갔다.

행정가로 변신한 그 답게 '당장 승격과 평균 관중 2만명 중 무엇을 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평관 2만명"을 택했다. 잠시 생각하던 허 이사장은 "동시에 승격도 하면 안될까요?"라며 웃었다. 성적과 흥행, 올 시즌 대전하나의 비전이 그의 대답 속에 녹아 있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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