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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제대로 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사실 3월초만 하더라도 적지 않은 연습경기가 펼쳐졌다. 개막 연기 후 훈련만을 진행하던 각 팀들은 실전에 갈증을 느끼며, 조금씩 연습경기의 폭을 넓혔다. K3나 대학팀은 물론, 좀처럼 하지 않던 같은 디비전팀과의 연습경기까지 이어졌다. 인근 거리의 팀과 중립지역에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17일부터 연습경기마저 길이 막혔다. 프로축구연맹은 코로나19 확산 금지를 위한 대응 수위를 높이자는 의미로, 외부팀과의 연습경기 중단을 결정했다. 시즌 준비의 마지막 보루마저 사라진 셈이다.
어쩔 수 없이 각 팀은 청백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수원, 제주 같은 팀들은 팬들을 위해 자체 청백전 생중계라는 이벤트를 기획하며, 많은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청백전이 경기력 향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전제한 한 감독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지, 사실 선수단 경기력에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연습경기의 의미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본 경기에 앞서 실제와 유사한 환경에서 경기를 펼쳐보고, 두번째는 선수들을 점검하고, 세번째는 준비한 전술, 전략을 테스트하거나 상대의 전술, 전략에 대한 대응법을 실험하는 것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대로,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 연습경기도 막힌 지금, 청백전은 실전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코로나 정국의 현실이다. 때문에 어렵게 개막하더라도, 각 팀들이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저승사자'로 불리며 한국대표팀의 체력을 담당한 피지컬 코치 레이먼드 베르하이옌은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로 중단된 유럽 리그에 대해 "선수들이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시즌을 시작하는 것은 러시안룰렛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최대한 많은 연습경기를 치른 후 시즌을 재개해야 한다"고 했다.
K리그도 기억해야 할 메시지다. K리그는 시즌 중단이 아닌, 연기인 만큼 상황이 조금 낫지만, 선수들이 100%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만큼은 똑같다. 최대한 빨리 K리그의 문이 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경기의 질도 담보되어야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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