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리버풀 현지팬 "'오염된 우승'? 그건 당신들 망상일 뿐이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3-29 10:51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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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3월 우승'은 없었다. 4월 이후의 우승도 장담할 수 없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여파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언제 재개될지, 다시 열릴 수는 있을지 누구도 장담 못 한다. 1990년 이후 30년 만의 잉글랜드 1부 우승까지 단 2승만을 남겨둔 리버풀의 우승도 결국은 하늘에 달려있다.

우승 퍼레이드만 손꼽아 기다리던 리버풀 현지팬들은 지금 이 순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머리칼을 쥐어 잡고 절망하고 있을까, 아니면 코로나19의 종식을 기원하며 우승의 희망을 품고 있을까. 유럽 매체 '유로스포츠'가 27일 직접 리버풀로 향해 리버풀 현지 콥(리버풀 팬 지칭) 3명을 인터뷰했다.

리버풀에서 가장 유명한 멀티미디어 팬 사이트 '안필드 랩'의 설립자 앤디 히튼은 "대단히 절망스럽다. (우승)행진과 함께 시즌이 끝마쳤어야 한다. 현시점(3월27일) 우승을 확정했을 확률은 100%다. 3월 안에 챔피언이 됐어야 한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콥들의 기분도 다르지 않으리라.

캐런 브래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부회장은 리버풀 팬들의 '공공의 적'이다. 브래디 부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일시중단된 직후 "리버풀의 우승이고 뭐고 시즌을 취소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작가이자 캠페이너로 활동 중인 칼 코팍은 "캐런 브래디(웨스트햄 부회장)가 시즌 취소를 제안했을 때 다들 패닉에 빠졌다"며 "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그건 유언비어"이라고 강조했다.

히튼은 "만약 시즌이 취소된다면, 고통받는 건 리버풀만이 아닐 것이다. 셰필드 유나이티드 역시 끝내주는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우승하면 좋겠으나, 시즌 종료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코팍은 "혹자는 '오염된 우승'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건 그들의 망상일 뿐이다. 지금의 리버풀이 29경기에서 잃은 승점이 5점밖에 안 된다. 유럽(챔피언스리그)과 세계(클럽월드컵)를 제패했다. 이런 리버풀이 우승할 자격이 없다는 아이디어에 축복을 보낸다"고 비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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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스포츠'에 따르면 잔여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를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리버풀 주장 조던 헨더슨이 (무)관중 앞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우승이 확정될 경우 3달 동안 매일같이 음주를 즐길 거라는 코팍은 "일단 우리(팬)끼리 우승을 즐기면 된다. 그리고 구단이 훗날 적절한 시기에 트로피를 보여주면 된다"고 했다.

1980년대 리버풀 영광의 시절을 함께한 힐즈브러 참사 생존자 리치 그리브스는 "너무도 오랫동안 기다려온 순간이다. 처참하다"면서도 "작금의 사태에선 축구를 뒷전으로 밀어넣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는 삶과 죽음의 문제에 직면했다. 우선순위를 바로 잡자"며 당장은 응원하는 팀의 우승 여부보단 국민의 안전을 생각해야 할 때라며 울림 있는 말을 남겼다.

프리미어리그는 애초 4월 3일까지 잠정 중단한 리그 중단 기간을 4월 30일까지로 늘렸다. 현지에선 5월보단 6월 재개 가능성을 더 높게 점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유럽축구연맹(UEFA)의 알렉산데르 체페린 회장은 "6월 말까지 리그 재개를 하지 못 하면 시즌이 무효될 수 있다"고 28일 밝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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