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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재활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2005년 K리그에 입단해 산전수전 다 겪은 프로 16년차 베테랑 이근호에게도 지난해는 잊지 못할 한해다. 캡틴으로서 시즌 마지막날까지 '14년만의 우승' 목표 하나만 바라보고 달렸다. 2013년 울산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역사를 쓴 '레전드', 울산에서 선수생활의 피날레를 아름답게 장식할 각오로 돌아온 그에게도 리그 우승은 절실한 꿈이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해설위원으로 활약한 후 6년반만에 울산 유니폼을 다시 입은 이근호는 첫 해인 2018년 22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다. 울산은 리그 3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18경기에서 2골 5도움을 기록했다. 1위 전북과 같은 승점, 한골차 모자란 준우승을 기록했다. 두고두고 아쉬운 지난 시즌 이야기를 꺼내려 하자 이근호는 쿨하게 말했다. "떨쳐내야죠. 이젠 다 떨쳐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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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순간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으로 새 시즌을 준비중이다. 2018년 여름 울산과 '2.5+1년' 계약을 했다. 2020년 말까지 뛴 후 선수와 구단의 상황을 봐서 1년 계약 연장을 검토한다는 옵션이다.
이근호는 대한민국 대표 공격수이자 한국축구의 한세대를 풍미했던 '85라인'을 대표하는 이름이다. 청소년대표팀부터 그라운드 안팎에서 우정을 나눠온 박주영, 김창수, 강민수, 오장은, 하대성, 김승용, 정 훈, 김민식 등 동기들이 매년 하나둘씩 그라운드를 떠나거나 은퇴를 준비중이다. 이근호는 프로로서 마지막 순간까지 '100%의 이근호'로 뛰기 위해 매일 2번, 오전 오후 혹독한 재활, 보강훈련에 몰입중이다.
부상 복귀시기를 묻는 질문에 "모르겠다. 정해놓지 않았다"고 답했다. '베테랑의 여유?'라는 우문에 이근호는 이내 진지해졌다. "여유라기보다는…, 조급해지고 싶지 않다. 완전한 몸 상태를 만들어 정말 제대로 해보고 싶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한다. 100%로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사실 '마무리'같은 생각을 안했었다. 하지만 안되는데 팀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다. 올시즌 정말 후회없이 한번 해보고 싶다. 최선을 다해, 하는 데까지 끝까지 해보고 싶다"는 강인한 각오를 전했다.
올해 울산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변화도 많고 작년에 우승에 근접했던 경험도 있고…, 작년보다 더 쉽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어렵지만 이겨내야 한다.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다. 우리는 또 도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 팬들을 향한 따뜻한 새해 인사도 잊지 않았다. "울산이 올해도 열심히 준비를 잘하고 있다. 저도 개인적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작년보다 좀더 좋은 결과를 갖고 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시즌 리모델링된 문수경기장에서 만나게 돼 기대가 크다. 팬 여러분들이 늘 그러셨듯이 믿고 기다려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 100%의 이근호를 다시 만날 봄날을 기다리며….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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