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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학년 대학축구]첫 우승의 기쁨보다 선수들 취업 걱정이 먼저인 이장관 용인대 감독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01-16 15:20


창녕=박찬준 기자

[창녕=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취업의 문을 넓히려고 나온 대회인데, 성적까지 잡았네요."

이장관 용인대 감독은 활짝 웃었다. '전통의 강호' 용인대가 처음으로 1, 2학년 대학축구대회 정상에 섰다.

용인대는 경남 창녕스포츠파크 화왕구장에서 열린 제주국제대와의 KBS N 제16회 1, 2학년대학축구대회 결승전에서 이성민, 송창식, 노건우의 연속골을 묶어 3대0 완승을 거뒀다. 처음으로 이 대회 결승에 오른 용인대는 첫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용인대는 16강에서 안동과학대를 5대0으로 대파했다. 8강이 고비였다. 단국대와 2대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1로 웃었다. 4강에서 전주대를 1대0으로 꺾은 용인대는 제주국제대의 돌풍을 잠재우며 처음으로 이 대회를 품었다. 역시 이 대회 첫 결승행에 성공한 제주국제대는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 감독은 "지금 동계훈련 기간이다. 이번 대회도 연습의 일환이었다. 오늘 축배를 들지만 내일 다시 훈련해야 한다. 고학년이 프로로 가고, 신입생이 들어오고 혼란스러웠다. 3주간의 시간 동안 집중했는데 준비가 잘됐다"며 "사실 우리가 겨울대회에서 인연이 없었다. 이번 대회도 성적보다는 선수들의 이름이 프로에 알려졌으면 하는 생각에 나왔다. 취업의 문을 넓히려고 나왔는데, 성적까지 거둬 기쁘다"고 했다.

선후배 대결에서도 후배 이장관 용인대 감독이 웃었다. 이 감독과 서혁수 제주국제대 감독은 청주상업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다. 1973년생 서 감독이 선배, 1974년생 이 감독이 후배다. 이 감독은 "서 감독과 친하다. 서 감독이 워낙 지략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을 잘 이끌고 있다. 서 감독이 잘 준비해서 힘든 경기를 했다.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치열한 승부였다. 치고 받는 난타전이 펼쳐졌다. 초반 용인대가 이지성 송창석의 공격으로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중반부터 제주국제대가 기회를 잡았다. 11분 송동현의 슈팅을 시작으로 기세를 올린 제주국제대는 29분 교체투입된 조상준의 단독찬스가 아쉽게 무산됐다. 33분에는 조상준이 코너킥 상황 혼전 중 오른발 터닝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1분 뒤에는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전보민이 뛰어들며 마무리했지만 살짝 빗나갔다. 위기를 넘긴 용인대는 황지원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다. 38분 멋진 2대1 패스 후 황지원의 결정적인 왼발슛은 김기영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후반에도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후반 5분 조상준은 헤딩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맞섰지만 슈팅이 약했다. 위기를 넘긴 용인대는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8분 전승민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이상민이 짤라먹는 헤더로 제주국제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제주국제대는 반격에 나섰다. 18분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전보민이 노마크 찬스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너무 힘이 들어갔다. 용인대는 역습으로 맞섰다. 26분 김성민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노건우가 무인지경에서 헤더로 연결했지만 떴다. 32분에는 이지성의 크로스를 송창석이 뛰어들며 마무리했지만 살짝 빗나갔다. 결국 추가골을 넣었다. 37분 노건우의 로빙패스를 송창식이 오른발 발리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제주국제대는 만회골을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용인대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45분 용인대는 노건우가 단독찬스에서 쐐기골을 폭발시키며 승부를 마감했다. 결국 용인대가 환희의 함성을 질렀다.

이 감독은 우승에 환한 미소를 지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했다. 선수들의 진로였다. 그는 "성적보다는 취업에 초점 맞추고 있다. 성적만 생각하면 선수들의 앞날이 막힌다. 훈련도 프로식으로 하고 있다. 다행히 이런 부분이 잘 알려지면서 고등학교에서 좋은 선수들이 오고 있다. 취업도 잘되고, 대표 선수도 나오고, 성적까지 잡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점점 좁아지는 취업 문턱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감독은 "우리나라에 클럽부터 대학팀까지 많은 선수들이 뛰고 있다. 하지만 이 선수들 정작 프로까지 가는 문이 너무 좁다. 많은 선수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대한축구협회도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내 평정심을 찾았다. 그는 "오늘 경기 역시 연습이었다. 잘못된 부분을 보충하고, 바꾸는게 중요하다. 오늘 경기도 사실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내일부터 더 완벽하게 선수들이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용인대만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녕=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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