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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얀 이슈'로 국내축구 댓글창이 시끌시끌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수원 삼성 소속 공격수인 데얀은 지난 1일 서울 이랜드와 아산 무궁화의 K리그2 경기가 열린 천안종합운동장을 깜짝 방문했습니다. 화성FC와의 FA컵 준결승 2차전을 하루 앞두고 다른 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옳은 행동인지, 잘못된 행동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관심 수위는 그렇게 높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있겠지~', '수원과 사이가 안 좋나?', '이랜드 이적하는 거 아님?' 등의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일부 팬들은 댓글을 통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경기 전날인데 경기 보러 갈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요. 데얀이 화성전 18명 엔트리에 들지 못한 사정이 알려진 뒤에는 '어차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훈련 후 자유시간인데,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라며 염기훈과 수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웨스트브로미치' '내로남불'과 같은 키워드까지 등장했습니다.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고' (수유리사는 오빠)
'쉬는 날 타구단 경기보러간 게 잘못?ㅋㅋ'(yjw1****)
'외국인 우리나라에서 살기 힘들겠다' (짱구)
'데얀 그냥 둬라.. 가뜩이나 힘들텐데..' (Good for U)
틀린 주장은 아닙니다. 데얀은 1일 화성전 대비 마지막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천안으로 이동했습니다. 염기훈이 이야기했듯이 '사생활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반사회적인 행동만 하지 않는다면, 뭘 하든 문제될 게 없습니다. 축구선수가 축구경기를 보는 것은 가수가 다른 가수 콘서트를 찾는 것과 같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선수들은 종종 사복차림으로 다른팀 경기를 직관하곤 합니다. 관중의 입장이 되어 경기 분위기를 익히고, 앞으로 만나게 될 상대팀들의 전력을 분석하는 데에 직관만한 게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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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전체로 놓고 볼 때 데얀이 왜 그랬는지에 대해 합리적 의심은 할 수 있습니다. 데얀은 올시즌을 앞두고 이임생 감독이 부임하고부터 꾸준히 이 감독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즌 초반 계속된 선발 제외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죠. 이적생 타가트가 많은 활동량과 빼어난 득점력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설자리를 잃어갔습니다. K리그의 '전설'로 불리는 선수가 경기장에서 뛰는 시간보다 벤치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더 많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리 없습니다. 불만을 느끼는 것도 이상하지 않죠.
수원측도 이런 선수측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이번 행동은 분명 잘못됐다고 잘라 말합니다. 언론에 노출되면서 결전을 앞둔 팀 분위기에 영향을 준 것, 결과론적으로 화성 측에 엔트리 제외 사실을 알려준 꼴이 된 것이 잘못됐다는 입장입니다. 일부 팬들이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1~2년차도 아닌 베테랑이 눈치가 없는 행동이었다', '데얀이 아닌 다른 누가 그랬어도 욕을 먹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아무 이유 없이 천안까지 간 건 아니겠지..' (참치)
'팀 운명이 걸린 경기를 앞두고 그런 짓을..' (Gunners)
'출전할때마다 잘해주고 이러면 몰라 올해는 쉴드가 안된다' (Just Suwon)
'서울 도발하느라고 수전드 수전드 그랬지. 레전드는 절대 아니지' (로몰로)
'뭔가 (호)날두보는 듯ㅋㅋㅋ' (이제바꿀때가?榮?
데얀은 한국나이 마흔이 되는 내년에도 K리그 무대를 누비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A컵 준결승 1차전에 모처럼 선발 출전한 그는 중요한 시기에 다시 한번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건재를 과시하고 싶었을 겁니다. 이유야 어떻든 데얀과 수원의 2년 동거가 끝날 날이 머지않았다는 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계약은 올해로 끝납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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